올해 초 한울·한빛 원자력발전소에서 발견된 비순정 베어링 제품이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에도 대량 납품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한국수력원자력과 부산 기장경찰서 등에 따르면 올해 초 한울 원전에서 발견된 ‘비순정 베어링’의 현황을 조사한 결과 부산 고리 원전에서도 해당 제품이 납품된 것으로 확인됐다. 베어링은 회전체의 마찰을 줄이기 위해 들어가는 부품이다.
고리원전에는 세계 최대 규모 베어링 제작사인 스웨덴의 SKF사의 정품 베어링이 납품돼야 하지만 비순정 제품이 공급사 3곳을 통해 들어왔다.
고리 본부가 보관 중인 1412개의 베어링 중 비순정품은 489개로 확인됐다.
고리 본부에는 최근 해체 승인이 난 고리 1호기와 계속 운전을 추진 중인 2·3호기, 현재 가동 중인 4호기·신고리 1·2호기 등 총 6개의 원전이 있다.
비순정품은 고리 1호기와 2호기에 설치도 된 것으로 파악됐다. 2호기는 원자로가 꺼진 상태지만 재가동을 위한 유지 설비는 계속 이뤄지고 있다
이들 부품은 길게는 6개월가량 설치돼 있다가 지난달 27일 순정품으로 교체됐다.
한수원은 비순정품이 설치된 곳에서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고리원전에 비순정품을 공급한 업체는 총 3곳으로 알려졌다.
한수원은 한울 1호기 충전 펌프에 설치된 전동기 베어링 가운데 일부가 비순정품으로 확인되자 공급한 업체를 올해 4월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원전별로 전수 조사해 각 납품업체가 있는 전남·경북·부산경찰청 등 3개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한수원은 이 업체들을 사기, 원전감독법 위반으로 수사해 달라고 고소장을 냈다.
경찰은 비순정 베어링을 납품한 업체를 상대로 정확한 납품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