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부산소방재난본부에서 진행된 멀티콘센트 발화위험 요인 화재실험 후 소방대원이 불을 끄고 있다. /뉴스1

최근 부산에서 어린 자매가 잇따라 숨진 아파트 화재의 원인이 과전류가 흐른 멀티탭 사용으로 추정되면서 소방 당국이 멀티탭 관련 화재 위험성과 안전한 사용법을 알리는 실험을 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10일 부산 연제구 본부 훈련탑 앞에서 멀티탭 발화 위험 화재 실증 실험에 나섰다.

이날 실험은 에어컨 등 전력을 많이 쓰는 기기를 허용할 수 있는 정격 전류가 미만인 콘센트에 꽂았을 때를 가정해 진행됐다. 정격 전류가 10A(암페어)의 멀티탭에 15A 에어컨 1대, 10A 히터 1대 등 플러그 2대를 꽂아 정격 전류를 2.5배 초과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실험 결과, 플러그를 꽂은 콘센트 배선은 3분 만에 70도를 넘었고 6분 만에 100도를 웃돌았다. 이어 7분 30초가 채 안 돼 스파크가 튀었고, 콘센트 위에 설치된 면 재질 커튼에 불이 붙었다. 불이 난 당시 배선의 온도는 600도에 육박했다.

정격 전류 16A인 대용량 멀티탭도 최대 12A의 전류를 흐르게 하니, 실험 시작 19분 만에 멀티탭 전선 온도가 61도까지 치솟았다. 비교적 정격 전류 규격이 높은 멀티탭도 전선 배치 등 조건에 따라 불이 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벽면에 설치된 콘센트는 멀티탭과 달리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격 전류 16A 벽면 콘센트에 최대 25A 전류를 흐르게 했는데도 실험 시작 후 12분쯤 지났을 때 온도는 41도로 측정됐다.

부산시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정격전류가 높은 전자기기는 멀티탭이 아닌 벽면 콘센트에 직접 연결해야 안전하다”며 “멀티탭을 사용할 때는 정격전류 규격이 큰 멀티탭을 사용하되 상태를 수시로 점검하고, 먼지가 쌓였거나 손상되면 즉시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자매가 숨진 부산 기장군 아파트 화재는 스탠드형 거실 에어컨과 실외기가 연결된 멀티탭에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달 24일 또 다른 자매가 숨진 부산진구 아파트 화재도 거실의 콘센트와 연결된 멀티탭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