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구조돼 치료받은 천연기념물 독수리 3마리가 6일 자연의 품으로 돌아갔다.
울산시는 이날 태화강 삼호섬 하중도에서 울산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울산독수리학교, 녹색에너지촉진시민포럼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독수리 방사(放飼) 행사를 열었다.
이날 방사된 독수리들은 저마다 사연이 있다.
날개에 96번 번호를 단 독수리는 지난해 12월 8일 북구 우가산 까치전망대에서 우측 안구가 파열된 채로 구조됐다.한쪽 시력을 잃은 탓에 생존 가능성이 작을까 우려됐지만 야생 적응에 문제없다는 전문가들의 판단에 따라 방사를 결정했다.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김희종 센터장과 한국물새네트워크 이기섭 박사는 “‘한쪽 시력을 잃은 독수리가 살아가는 데 문제가 없다’는 연구 결과와 치료 중 잘 적응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97번 번호를 단 독수리는 올해 1월 7일 태화강에 빠졌다가 탈진 상태로 발견돼 목숨을 건졌다. 방사를 앞두고 이 독수리는 영양 섭취를 하며 건강이 회복됐다.
99번 독수리는 올해 1월 9일 중구 다운동 한 도로변에서 날지 못하고 엎드린 채로 구조돼 치료를 받았다.
전문가들은 연구 조사를 위해 96번과 97번 독수리 등에 위치추적장치(GPS)를 달았다. GPS를 통해 방사 후 독수리들의 이동 경로와 생존 여부 등을 파악할 수 있고, 울산으로 다시 돌아오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지난 2021년 울산에서 구조된 독수리 중 한 마리가 울산으로 돌아와 농약 중독으로 대암댐 물에 빠진 것을 GPS로 확인한 적이 있다.
울산에서는 해마다 11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몽골에서 날아온 독수리 200여 마리가 월동을 한다.
특히 올 겨울에는 독수리 15마리가 먹이를 먹지 못해 기아 상태로 발견되거나 건물, 차량 등과 충돌해 구조됐다. 지난해 구조된 독수리보다 5배나 늘었다. 울산시는 최근 구조된 독수리가 왜 늘어났는 지 자세한 원인을 파악 중이며 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울산시는 또 현재 치료를 받는 나머지 4마리도 3월 중 방사할 계획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매년 울산을 찾는 독수리들이 늘었지만 탈진, 충돌 등으로 구조도 늘어 안타깝다”며 “독수리들이 삼호섬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독수리 학교와 독수리 식당 운영을 지속해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