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박았다는 경찰의 거짓말에 속아 집 밖으로 나온 50대 여성이 경찰의 음주측정 요구를 거부했다가 재판에 넘겨졌지만 1·2심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검찰은 상고했다.

울산지법 전경. /조선DB

울산지법 1-3형사부(재판장 이봉수)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 거부) 혐의로 기소된 A(여·54)씨에 대한 검찰 항소를 기각했다고 20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2월 21일 오후 11시 4분쯤 울산 남부경찰서 한 지구대에 A씨 차량이 음주 운전을 했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 집을 찾아가 신분을 밝히지 않고 ‘제가 A씨 차를 박았으니 잠깐 나와보라’는 식으로 속여 그를 집 밖으로 나오게 한 뒤 음주측정을 요구했다. 경찰은 A씨에게서 술 냄새가 나고, 얼굴이 붉자 3차례 음주측정을 요구했으나, A씨는 자신이 아닌 후배가 운전을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후배의 인적사항과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요구했으나 A씨가 사생활을 이유로 알려주지 않자 A씨를 체포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집에서 자고 있어 교통안전을 위해 음주측정을 할 필요성이 없었다”며 “음주 운전을 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는 것만으로 A씨를 속여 측정을 요구하고, 동의 없이 체포한 것은 피고인의 적법한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피고인을 속였더라도 음주 측정을 거부한 것은 법을 어긴 것’이란 취지로 항소했지만 항소심 판단도 같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경찰은 피고인이 임의 동행 과정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점, 변호인 선임과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지 안했고, 옷을 갈아입기 위해 귀가하는 피고인의 집안까지 따라 들어가 이탈을 막았다”며 “위법한 음주측정 요구에 응할 의무가 없다”고 했다.

검찰은 상고했다. 울산지검 관계자는 “법원은 경찰이 A씨를 임의 동행해 체포한 절차가 적법하지 않았다는 것인데, 다툴 여지가 있어 상고를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