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울산 중구 복산동 번영로 센트리지 아파트 신축 공사장 한 단지에는 철근 더미와 파이프 묶음 등이 쌓여 있었다. 한창 작업 중이어야 할 인부들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공정률 29.4%인 이 아파트는 최근 골조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는데 이날 중단됐다. 이곳에서 만난 현장 관계자는 “오늘부터 철근·콘크리트 업체 근로자가 출근을 안 해 골조공사가 중단된 것”이라며 “골조 작업이 중단되면 공정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같은 날 찾은 부산 연제구 한 주상복합 공사현장에서도 콘크리트·철근 공사가 중단됐다. 30층 건물 중 80%가량이 올라간 이 아파트는 추가로 층을 올리는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못하고 있다. 대신 창틀·전기공사에 집중하고 있었다. 공사장 인근 한 식당 주인은 “최근 이틀간 온 인부가 평소보다 절반인 10여 명에 그치고 있다”며 “북적대던 공사장이 갑자기 멈춘 느낌”이라고 했다.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철근·콘크리트연합회 소속 업체들이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자 하도급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며 6일 공사 중단(셧다운)에 돌입했다. 부울경 철근·콘크리트연합회는 이 지역 철근·콘크리트 공사 하도급 업체 24곳이 가입한 단체다. 연합회에 따르면 이들이 공사에 참여하는 사업장만 부울경 지역 100여 곳에 달한다. 최대 100여 곳의 건설 현장에 공사 차질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정태진 부울경 철근·콘크리트연합회 대표는 “회원사가 참여하는 사업장 100여 곳 근로자가 오늘(6일) 출근을 안 했다”며 “오는 9일까지 셧다운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기존 공사비로는 감당이 안 돼 중소업체들은 생존도 못할 지경”이라며 “건설사(원청사)에 물가 인상률 반영을 요구했으나 만족할 만한 답변을 준 곳은 3~4곳에 그쳐 작업 중단까지 하게 됐다”고 했다. 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t당 74만원이던 철근은 지난달 104만원으로 약 40% 올랐고, 레미콘은 1㎥당 6만7000원에서 8만4000원으로 약 25% 올랐다.

최근 철근·콘크리트 업체의 공사 중단은 부울경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3월 2일 전국 철근·콘크리트연합회 산하 184개 골조 공사 업체가 하도급 대금 인상을 요구하면서 셧다운에 들어가 하루 동안 전국 30여 개 공사 현장에서 골조 공사가 멈춰 섰다. 또 지난달 20일엔 호남·제주 철근·콘크리트연합회 소속 51개 회원사가 작업을 중단했다가 협상 타결로 하루 만에 현장에 복귀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우리도 원자재값 상승으로 손해 보는 부분이 있어 하도급 업체들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기는 어렵다”며 “최대한 공사 일정을 맞추기 위해 업체들과 원만하게 협의하려 노력 중”이라고 했다.

부산=박주영 기자, 울산=김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