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가 제대로 다리에 안전시설을 갖추지 않아 주민이 추락해 숨졌다면 지자체가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피해자가 지난 2020년 8월 추락해 숨진 울산 울주군 사고 다리 현장 사진. /울산지법

울산지법 민사12단독 이형석 부장판사는 A(78)씨 유족이 울주군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울주군이 A씨 유족 측에 총 3300여 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0년 8월 울주군 집 근처에서 비교적 짧은 다리(폭 2.4m)를 건너다가 4m 아래 하천으로 추락해 숨졌다.

유족은 해당 다리에 안전난간, 경고 표지판 등을 설치하지 않는 울주군에 책임이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울주군은 다리 양쪽 가장자리에 24㎝ 높이 연석이 설치돼 있어 보행자가 정상적으로 걸었으면 추락할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연석이 충분히 높지 않아 보행자가 다른 보행자나 자전거를 피하려다가 오히려 연석에 걸려 추락할 위험이 더 클 수 있다고 봤다.

또 다리에 방호 울타리나 안전 펜스를 설치해도 통행에 불편이 없는데, 울주군이 충분히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다리에선 2016년에도 다른 주민이 추락해 부상을 입자 안전 조치를 요청한 적이 있어 피고 측 안전 관리가 부족했다”며 “다만 A씨도 자주 다니던 다리에 추락 위험성이 있는 것을 인지했던 것으로 보여 피고 측 책임을 50%로 제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