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이나 노숙자 등에게 돈을 주고 명의를 빌려 개통한 대포폰 약 5000대를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에 판매한 일당이 검거됐다.
울산경찰청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A씨 등 11명을 입건하고 이들 중 9명을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울산, 부산, 대구, 전남 순천 등 전국에서 지적장애인이나 노숙자, 신용불량자 등에게 접근해 명의를 빌려 유령법인을 세우고 대포폰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50만∼100만원씩을 주고 20여명으로부터 명의를 빌려 유령법인 200개를 만들었고, 이를 통해 대포폰 약 5000대를 개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포폰 1대당 100만~120만원에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소규모 회사 법인 설립이 쉽도록 관련 법이 개정되고, 법인당 최대 100회선가량 전화를 개통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했다. 또 경찰 추적을 피하려고 조직원끼리 본명을 쓰지 않고 ‘실장’ 호칭을 붙이며, 1∼2개월마다 휴대전화 번호를 바꾸기도 했다.
경찰은 보이스피싱에 법인 명의 전화가 이용된 사실과 명의 대여자 중 지적장애인이 있다는 것을 바탕으로 수사해 총책 A씨 등을 포함한 일당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적장애인 등 사리 분별력이 떨어지는 경우를 제외하고 일반 대여자에 대해서도 추가로 입건해 수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고액 아르바이트를 가장한 명의 대여 제안이나 보이스피싱 가담 등에 절대 속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