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울산의 한 유치원 인근에서 숲 체험을 하던 유치원생 20여 명이 벌에 쏘이는 일이 일어났다. 원생들이 벌 떼 습격을 받자 유치원 교사가 119에 구조 요청을 했지만 사고를 피하지 못했다.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2분쯤 울산시 북구 대안동의 한 유치원 부근에서 숲 체험을 하던 교사와 유치원생 50여 명이 벌 떼 습격을 받았다. 이 중 교사 1명과 유치원생 24명 등 25명이 벌에 쏘여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행히 모두 경상이어서 1시간쯤 지나 모두 귀가했다고 병원 관계자는 전했다.
소방 당국은 숲 체험을 하던 아이들이 나뭇가지에 매달린 벌집을 실수로 건드리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아이들을 쏜 벌은 토종인 쌍살벌이나 외래종인 등검은말벌 중 하나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몸길이 1.5~2.2㎝인 쌍살벌이나 2~2.4㎝인 등검은말벌은 모두 말벌과(科)에 속한다. 말벌은 꿀벌보다 공격성이 높고 여러 번 침을 쏠 수 있다. 말벌에 쏘이면 쇼크나 호흡 곤란 같은 증상을 보일 수도 있다.
말벌 전문가인 경북대 최문보 연구교수는 “등검은말벌은 15~20m 높이 나뭇가지에 집을 짓고 산다”며 “아이들을 공격한 벌은 땅 근처 나뭇가지나 풀숲에 집을 짓고 사는 쌍살벌로 추정된다”고 했다. 최 교수는 “말벌은 여름철 부화기에 특히 예민하기 때문에 산책할 때는 정해진 길로 다니는 게 좋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