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말기 영국 런던에서 1년 5개월 동안 홀로 1인 공관을 지키며 공사의 직무를 대행했던 이한응 열사가 자결 직전 촬영한 사진과 자필. 나라는 57년이 흐른 뒤에야 그에게 건국훈장 국민장을 추서했다.

1905년 영국 런던에서 자결로 국권 침탈에 항거한 대한제국 외교관 국은 이한응 열사의 순국 120주기 기념식이 12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서초구 외교타운 KNDA홀에서 열린다. 이 열사는 을사늑약 당시 외교권을 잃어가는 조국의 운명을 한탄하며 목숨을 던진 대한제국의 외교적 저항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이번 행사는 그의 애국 정신을 재조명하고 한국 외교의 나아갈 방향을 생각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기념식에는 이한응 열사의 손자인 이민섭 동국대 명예교수와 증손자인 이기준 대구 경북과학기술원 교수, 윤여철 주영국 대사, 박은하 전 주영국 대사, 최형찬 국립외교원장, 김현욱 세종연구소장, 이재승 일민국제관계연구원장 등이 참석해 이 열사의 정신과 한국 외교의 역사를 되돌아본다. 이 자리에서 오준 전 UN대사는 ‘한국 외교관 120년의 작은 순간들’을 주제로 강연하고, 폴 웨이디(Paul Wadey) 런던 주재 한국문화원 홍보 담당이 한영 수교 초기의 이야기를 담은 ‘한국과 영국의 초기 외교 관계: 1901년부터 1936년 까지’를 발표한다. 경기고 동문 합창단 ‘디아만떼블루’는 이 열사 추모의 노래(이은상 작사 김동진 작곡)를 부른다.

이기준 교수는 “이한응 열사의 삶과 죽음은 단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날 한국 외교의 책임과 사명을 되돌아보게 한다”며 “120년 전 열사의 외침을 현재의 외교적 지향과 연결하는 의미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