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사는 5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창간 104주년 기념식과 방상훈 회장·방준오 사장 취임식을 가졌다.

방상훈 조선일보 회장이 5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열린 창간 104주년 기념식에서 회장 취임사를 하고 있다. 방 회장은 "사실 보도의 언론 원칙은 반드시 지키고 보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종찬 기자

방상훈 회장은 1993년 취임 이후 31년 동안 사장으로 재임했다. 방 회장은 “사장으로 재임하는 기간 6번 정권이 바뀌고, 7명의 대통령이 집권했지만 조선일보는 최고 신문의 자리를 지켜왔다”며 “숱한 곡절이 있었지만 외압에 굴하지 않은 기자들, 헌신적으로 재정 독립을 지켜낸 경영직 사원들 덕분에 정상을 지켜낼 수 있었다. 그분들의 땀과 눈물이 어떤 권력과 자본 앞에서도 ‘할 말은 하는’ 신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방 회장은 “민주화 이후에도 권력은 ‘성역 없는 비판’을 달가워하지 않았다”며 “조선일보의 필봉을 꺾기 위한 협박과 탄압이 잇따랐지만, 그때마다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라는 저널리즘 원칙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방 회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1년 8월 영어(囹圄)의 몸이 되었던 시기를 회고하며 “당시 영장판사에게 ‘한국 최대 신문의 발행인으로서 외부의 모진 협박과 탄압으로부터 수백 개의 펜들을 지켜주려고 애써왔다’고 말했다”며 “내가 구속됨으로써 한국의 언론 자유가 지켜질 수 있었다고 생각하니 더없이 기쁜 마음이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방 회장은 “기자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할 말을 하는 언론인이 되도록 바람막이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 회장은 또 “1995년 IPI(국제언론인협회) 서울총회 때 ‘눈이 가려진 북한 주민들에게 눈을 돌려줍시다. 귀가 막힌 그들에게 귀를 돌려줍시다. 입이 틀어막힌 그들에게 입을 돌려줍시다. 그들의 이야기를 전 세계에 전합시다’라고 했던 그날의 호소는 지금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어 “AI 혁명을 맞아 미디어 업계의 혁신 속에서도 사실 보도의 언론 원칙만큼은 반드시 지키고 보존해야 한다”고 했다.

방준오 사장이 5일 취임사를 하고 있다. /오종찬 기자

방준오 사장은 “104년 역사의 조선일보 사장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 걱정은 끝이 없지만 두렵지는 않다. 조선일보에는 우리 사회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있다는 사실을 그동안 보아왔고 믿고 있기 때문”이라며 “제 역할은 열린 자세로 선후배 임직원들과 소통하고 뜻과 방향을 일치시켜 사원 여러분들이 거침없이 앞으로 달려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