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건국대에서 열린 4·19 기념탑 준공식에서 전영재 건국대 총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고운호 기자

13일 오전 11시 서울 광진구 건국대 경영관 앞. 높이 3.98m 횃불 모양 ‘4·19 민주혁명 기념탑’이 세워졌다. 건국대는 이날 4·19 혁명에 참여한 대학 중 마지막으로 기념탑을 세우고 기념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1960년 4·19 혁명 이후 63년 만이다.

기념식에 참석한 정복환(86) ‘건국대 민주혁명 4·19회 회장’은 축사에서 “기념탑이 완공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민주주의에 대한 학우들의 뜨거운 열망과 사명감 덕분에 계속 추진할 수 있었다”며 “학우들이 혁명의 선두에서 활약한 공로로 여러 대학과 더불어 건국대도 4·19 혁명의 진원으로 인정받게 됐다”고 했다.

건국대 행정학과 57학번인 정 회장은 4·19 혁명 당시 4학년 졸업반이었다. 당시 건국대 행정학과가 속한 정치대학은 서울 종로구 낙원동에 있었는데, 시위 장소와 가까웠기 때문에 1000여 명의 건국대 학생이 거리에 나서 시위 행렬에 참여했다고 한다. 정 회장은 “4·19 때 우리 학교가 선봉에 섰는데도 다른 학교들이 다 있는 기념탑이 없는 게 말이 되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했다. 정 회장과 뜻을 함께한 사람들은 2018년 10월 ‘4·19 기념탑 건립 추진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고, 기념탑 건립까지 4년 6개월이 걸렸다.

정 회장의 동기인 백남은(88) 부회장도 함께 기념탑 건립 사업을 추진해왔다. 백 부회장은 “우리 건국대 후배들에게 선배들의 희생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곧 90살이 다 돼가는데 하늘나라로 가기 전에 기념탑이 세워진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맹원재(84) 전 건국대 총장도 축산대학에 재학하던 중 4·19에 참여했다. 맹 전 총장은 “학교를 졸업하고 군대에 가고, 해외 유학을 다녀오고, 다시 한국에 돌아와서는 학생들을 가르치느라 지난 기억을 잊고 살았는데, 오늘 탑을 보며 ‘우리가 했던 자랑스러운 일’을 되새겼다”고 했다.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는 축사에서 “팬덤 정치에 의해서 민주주의가 파괴되는 지금이야말로 민주주의를 새롭게 회복해야 할 순간”이라며 “4·19에 앞장섰던 건국대학교 구성원 여러분들께서 이 민주주의의 위기를 회복하는 데 앞장서줄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이날 준공식에는 전영재 건국대 총장, 나치만 서울지방보훈청장, 박훈 4·19 공로회장도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