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1970년대 외화 획득에 크게 기여했던 간호사 독일 파견의 주역 이수길(96) 박사가 지난 13일 독일 마인츠 자택에서 별세했다. 일제강점기 함경도 북청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앓은 소아마비로 장애인이 된 뒤 검정고시로 의사의 꿈을 이루고 국비 장학생으로 독일 유학길에 오른 인간 승리의 주인공이다. 1960년대 독일 정착 뒤 현지 병원 의사로 근무하면서 간호사 부족 상황을 한국 정부에 알려 간호사 파독을 성사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제1차 파독 간호사 128명의 여권 수속까지 그가 직접 진행했다. 독일에서 24년간 소아과 의사로 활동하면서 한·독 우호 증진을 위한 각종 활동에 헌신했다. 그러나 냉전 시기 분단된 독일에 거주하면서 한때 북한 간첩이라는 오해를 받아 중앙정보부에서 조사를 받기도 했다. 생전 대한민국국민훈장, 독일공로십자훈장, 독일사회공로훈장 등 양국에서 여러 훈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