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자동(93) 대한민국 임시정부기념사업회장이 23일 별세했다. 고인은 1929년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김의한, 어머니 정정화 선생 모두 독립운동가였다. 조부는 항일비밀결사조직인 ‘조선민족대동단’ 총재인 김가진 선생이다. 고인은 어릴 적 백범 김구, 석오 이동녕(임정 주석), 성재 이시영(대한민국 초대 부통령) 등 임시정부 인사들의 품에서 자라 ‘임정의 아들’이라 불렸다. 상하이에서 항저우, 난징, 창사, 광저우, 류저우, 치장, 충칭으로 이어지는 임시정부의 행로를 함께하며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냈다.

고인은 열 살이던 1939년 항일전 상이군인 위문에 참가하며 독립운동 전선에 뛰어들었다. 아버지를 도와 광복군 단파방송, 광복군 선전지 발행 작업도 했다. 해방 후 서울대 법대를 다니던 중 6·25 전쟁이 일어나 북한 의용군에 끌려갔다가 간신히 풀려난 적도 있었다. 부친이 납북돼 헤어지는 아픔도 겪었다. 조선일보와 민족일보에서 기자로 일했고, 조용수 민족일보 사장이 사형당한 뒤 언론계를 떠났다. 민주공화당의 요직 제안을 거부하고 민주화와 평화통일 운동의 길을 걸었다. 2004년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를 창립해 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의 공적을 인정받아 올 3월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딸 김선현 오토그룹 회장 등이 있다. 빈소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발인 26일 오전 7시. (02)3010-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