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되고 싶다며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뉴욕타임스(NYT) 사무실을 찾아간 현지 대학생이 11년 뒤 지구촌 인구의 4분의 1을 아우르는 지역을 관할하는 취재 사령탑이 됐다. 최근 NYT 남아시아 총국장에 오른 무집 마샬이다.
내전으로 혼란스럽던 카불에서 나고 자란 마샬은 대학생이던 2010년 NYT 사무실을 찾아가 “기자가 되고 싶다. 인턴으로 일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를 만난 앨리사 루빈 당시 NYT 카불 지국장은 “우린 전쟁 지역에선 인턴을 두지 않는다”며 대신 취재 보조와 통역을 제안했다.
그렇게 언론계에 입문한 마샬은 이후 현지인의 시각으로 보고 쓴 현장 취재 기사가 알 자지라, 타임, 하퍼스, 애틀랜틱 등 매체에 실리면서 해외 독자들 주목을 받았다. 그는 2015년 NYT 카불지국에 정식 기자로 채용됐다. 외국에서 온 특파원들과 달리 현지인들과 언어 장벽이나 정서적 괴리감이 없던 그는 탈레반과 미군의 공습에 가족과 친지를 잃은 서민 등 고통받는 약자들 목소리를 생생히 담은 현장 기사를 잇따라 보도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올해 초 남아시아 총국이 있는 인도 델리로 발령 났고, 이번에 총국장으로 승진했다. 그가 지휘하는 남아시아 총국은 인도·파키스탄·방글라데시·스리랑카·몰디브 등을 관할한다. 인도·태평양 정세, 핵보유국인 인도·파키스탄의 갈등, 카불 함락 이후 아프간 상황 등 굵직한 이슈들이 몰려있는 곳이다. 그는 최근 자신의 승진·내정 사실을 알린 NYT 보도 자료를 트위터에 재전송하면서 “소소한 개인 소식. 아주 감사한 마음”이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