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가택 연금 상태에 있다가 지난해 연말 극적으로 탈출해 레바논으로 피신한 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미쓰비시 회장에 대해 프랑스 세무 당국이 탈세 혐의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일간 리베라시옹이 1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프랑스 세무 당국은 2012년 네덜란드로 거주지를 옮긴 곤 전 회장에 대해 2017년부터 3년간 실질적으로 프랑스에서 거주한 것으로 판단하고 세금을 추가로 추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덜란드 거주자로 인정받으려면 현지에서 머무른 기간이 연간 183일을 넘겨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에 못 미치고, 그에 따라 프랑스에서 납부해야 할 소득세 등을 누락했다는 의혹이다.
이미 프랑스 법원은 세무 당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해 1300만유로(약 172억원)에 달하는 곤 전 회장의 프랑스 내 재산을 압류했다고 리베라시옹은 전했다. 탈세가 어느 정도 소명됐다는 뜻이다. 압류된 재산은 부인 명의로 된 590만유로(약 78억원)짜리 파리 시내 방 7개짜리 아파트, 파리 서쪽 근교 별장, 르노 주식 등이다.
레바논계로 브라질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공부한 곤 전 회장은 레바논·브라질·프랑스 국적을 모두 갖고 있다. 그는 2018년 11월 닛산에서 퇴임 후 받게 될 고문료 50억엔(약 525억원)을 적게 신고한 혐의 등으로 도쿄지검에 체포됐다. 2019년 3월 보석으로 풀려나 가택 연금 상태에 있던 중 작년 12월 일본을 탈출했다. 당시 그는 도쿄 자택에서 오사카 간사이 공항으로 이동한 뒤 악기 상자에 몸을 숨겨 미리 대기시킨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터키를 거쳐 레바논으로 도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미 육군 특수부대(그린베레) 출신 등에게 거액을 주고 도움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곤 전 회장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보디가드를 데리고 다니며 생활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방송 인터뷰에서 “일본으로 범죄인 인도가 될 위험이 있는 프랑스나 브라질을 방문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레바논은 일본과 범죄인 인도 조약이 체결돼 있지 않다. 파리=손진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