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북중미 월드컵이 두 달 남짓 앞으로 다가왔어요. 에콰도르 대표팀 유니폼 마크는 국조(國鳥)인 안데스콘도르의 날갯짓을 형상화한 거래요. 안데스콘도르는 에콰도르 국기에도 등장한답니다. 볼리비아·콜롬비아·칠레·아르헨티나·페루·베네수엘라 등도 안데스콘도르를 국조나 국가의 상징으로 삼았대요. 얼마나 멋진 새길래 이렇게 많은 나라가 추앙하는 걸까요?

안데스콘도르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맹금류(육식성 새)랍니다. 두 날개를 활짝 편 길이가 3.2m에 달해요. 남미 서쪽을 따라 7000㎞ 가까이 이어진 안데스산맥이 주요 서식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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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금류라고 하니 성질이 사나울 것 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답니다. 맹금류는 살아있는 동물을 사냥하는 무리와 짐승의 사체를 먹는 무리로 구분되는데요. 콘도르는 후자에 속해요. 살아 있는 먹잇감을 채거나 덮칠 일이 없기 때문에 부리나 발톱은 상대적으로 무딘 편이죠. 안데스콘도르는 하늘로 날아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동물 사체를 찾아요. 병균을 퍼뜨리거나 토양을 오염시킬 수 있는 동물 사체를 처리해 주는 고마운 청소부랍니다.

안데스콘도르는 해발 7㎞까지 높이 날면서 먹잇감을 찾아낼 정도로 시력이 뛰어나죠. 날 때는 날갯짓을 거의 하지 않아요. 심지어 한 시간 동안 고작 한 번 퍼덕이기도 한대요. 산악 지역의 따뜻한 상승 기류를 타고 하늘로 날아오르는데, 한 번 기류를 타면 굳이 날갯짓을 할 필요가 없거든요.

비행하지 않을 때는 앉은 채로 날개를 활짝 펴곤 해요. 이는 날개에 최대한 햇빛을 많이 쬐어서 깃털을 건강하게 하고 몸을 따뜻하게 만들기 위해서래요. 가끔 자기 발 위에 배설물을 쏟아내기도 하는데, 이는 배설물의 요산 성분으로 기생충이나 병균을 없애려는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얘기해요.

대개 맹금류는 암수의 외모 차이가 거의 없고, 수컷이 조금 작은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안데스콘도르는 다르답니다. 수컷이 암컷보다 덩치가 크고 머리에 혹처럼 둥그스름한 볏이 있으며, 목덜미에는 쭈글쭈글한 주름이 있죠.

안데스콘도르는 야생에서는 50년까지 살 수 있고, 동물원에서는 75년까지 산 기록이 있대요. 이렇게 장수하는 새인데 알은 2년에 한 번씩 한 개만 낳는답니다. 새끼는 1년 가까이 부모의 보살핌을 받으며 성장하죠.

남미 원주민들은 오래전부터 안데스콘도르를 힘과 건강의 상징으로 여기며 신성시했대요. 잉카문명에서는 안데스콘도르를 신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를 이어주는 사자(使者)로 받들었다고 합니다.

과거 안데스 일대의 농장 주인들은 가축을 노리는 퓨마나 여우를 퇴치할 목적으로 가축 사체에 독을 풀었어요. 그런데 안데스콘도르가 이걸 먹고 독극물에 중독돼 죽는 일이 끊이지 않았어요. 그러자 경각심을 느낀 남미 각국 정부가 다양한 보호 정책을 시행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