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동물원 소셜미디어 계정에 방탄소년단(BTS)의 새 노래 ‘스윔(Swim)’이 등장했어요. “Swim, swim I could spend a lifetime watching you(헤엄쳐, 헤엄쳐 널 지켜보면서 평생을 보낼 수 있어)”라는 가사와 함께 기다란 목만 수면 위로 빼꼼 내놓은 거북 사진을 함께 올렸어요. 워싱턴 DC에 있는 스미스소니언 동물원은 중국이 미국에 ‘판다 외교’로 선물한 판다를 받은 미국의 대표 동물원이에요.

이 거북은 호주뱀목거북이랍니다. 이름처럼 등딱지를 빼고 목만 보면 뱀이 연상돼요. 호주에서 가장 흔한 거북으로 늪·연못·저수지 등 고인 물에 주로 살아요. 등딱지 길이는 최장 30㎝인데, 목 길이는 등딱지의 절반 정도죠. 민물 거북 중 원시적인 종류들은 머리가 커서 위험이 닥쳤을 때 등딱지 속에 온전히 숨기지 못하는데요. 호주뱀목거북 역시 그렇답니다. 대신 기다란 목을 등딱지 옆으로 빙 둘러 방어 자세를 취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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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기다란 목을 가지게 된 건 먹이 활동 때문이에요. 호주뱀목거북은 육식입니다. 물 밖에서는 지렁이·달팽이 등을 사냥하고, 물속에서는 물고기·올챙이 등을 잡아먹죠. 특히 물속에서 사냥할 때는 먹잇감을 향해 돌진한 다음 순식간에 입을 쩍 벌려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여요. 목이 길수록 성공률이 높겠죠. 호주뱀목거북이 살아가는 지역의 물은 대개 탁하기 때문에 목을 쭉 뻗으면 먹잇감을 찾아내는 데도 유리해요.

기다란 목은 뭍에 사는 여우·왕도마뱀·까마귀·딩고(호주의 들개) 등의 천적을 피하는 데도 도움이 돼요. 거북이 물이나 진흙 속에 몸을 숨기고 머리만 빼꼼 내밀면 물 밖으로 완전히 나가지 않고도 천적이 어디에 있는지 주위를 살필 수 있거든요. 천적이 가까이 오면 호주뱀목거북은 다리 사이에서 아주 고약한 냄새가 나는 물질을 뿜어낸대요.

육식 거북답게 발에는 날카로운 발톱이 돋아 있고, 능숙하게 헤엄칠 수 있도록 물갈퀴가 나 있죠. 한 번 물속에 들어가면 길게는 40분까지 버틸 수 있어요. 평소보다 수온이 낮아져 거북이의 체온이 함께 내려갈 땐, 움직임이 느려질 뿐 아니라 몸에서 산소를 쓰는 속도까지 줄어들어 몇 시간 동안 잠수를 할 수 있대요.

사계절이 뚜렷한 곳에서 대부분의 파충류는 겨울잠을 자는데요. 호주뱀목거북은 여름잠을 잔대요. 사는 곳이 건조해져서 물이 말라붙거나 하면 축축한 진흙 속이나 나뭇잎 속으로 파고 들어가 신체 활동을 멈추고 비가 내릴 때까지 쥐 죽은 듯 가만히 있는 것이죠.

번식할 때는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암컷과 수컷 모두 가능한 한 많은 상대와 짝을 지어요. 짝짓기가 끝나면 수컷은 떠나고, 암컷은 정성스럽게 알 낳을 준비를 한답니다. 장소를 고르느라 수백 m씩 움직이고 몸에서 액체를 분비해 알 낳을 땅을 부드럽게 하기도 하죠. 마치 모래사장에 올라온 바다거북처럼 뒷발톱으로 둥지를 파서 알을 낳아놓은 뒤에는 정성스럽게 흙으로 덮어놓아요. 호주뱀목거북은 한 배에서 암수가 거의 1대1 비율로 부화한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