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영국에서 주최하는 2026년 세계 자연 사진전 수상작이 발표됐어요. 눈처럼 하얀 새끼 혹등고래가 어미와 함께 헤엄치는 장면을 찍은 사진이 대상을 받았죠. 보통 혹등고래는 등 쪽이 짙은 회색이나 검은색인데, 이 사진에 나온 어린 고래는 색소를 결정하는 멜라닌이 부족해 발생하는 흰색 돌연변이(알비노)로 보입니다.
혹등고래는 다 자란 몸길이가 19m에 이르는 대형 고래예요. 등 쪽을 비롯해 몸의 여러 곳에 혹이 나 있어 이런 이름을 갖게 됐지요. 태평양·대서양·인도양 등 전 세계 큰 바다에서 두루 볼 수 있어요. 물속에서 헤엄치는 속도는 시속 15㎞ 정도로, 시속 40㎞ 안팎까지 헤엄치는 다른 고래들에 비하면 느린 편입니다.
혹등고래는 커다란 가슴지느러미로 잘 알려져 있어요. 가슴지느러미는 몸길이의 3분의 1까지 자라요. 혹등고래의 학명은 ‘메가프테라 노바잉글리에(Megaptera Novaeangliae)’인데 뉴잉글랜드(미국 동부 지역)의 커다란 날개라는 뜻이에요. 이 지역 포경선 선원들이 날개처럼 큰 지느러미를 가졌다고 말했다는 데서 유래했죠.
특정 무리가 일정 구역 안에서만 이동하는데 지금까지 확인한 혹등고래의 구역은 총 14곳이에요. 구역 안에서 찬 바다와 따뜻한 바다를 오가요. 찬 바다에서는 먹잇감인 크릴새우나 작은 물고기를 부지런히 먹어 에너지를 비축하고, 새끼를 낳을 때는 따뜻한 바다로 이동하죠.
보통 고래는 입 구조에 따라 수염고래와 이빨고래로 크게 나뉘는데, 혹등고래는 수염고래에 속한답니다. 물과 자잘한 먹잇감을 한꺼번에 빨아들인 뒤 물만 걸러내고 먹잇감을 꿀꺽 삼키죠. 혹등고래는 특별한 사냥 기술이 있는데요. 크릴새우나 물고기 무리 아래를 나선형으로 헤엄치면서 공기를 뿜어내 거품을 만들어 포위해요. 이를 버블넷(bubble net·거품 그물)이라고 하는데, 입을 쩍 벌리고 거품에 갇힌 먹잇감을 삼킨답니다.
혹등고래는 모든 포유동물을 통틀어 가장 다양한 울음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에 ‘노래하는 고래’로도 불리죠. 울음소리를 내는 건 수컷이에요. 과학자들은 수컷끼리 서열을 다투거나 번식철 암컷에게 구애하는 용도로 보고 있답니다.
혹등고래가 물속에서 치솟아 거대한 물보라를 일으키는 장면은 감탄을 자아내는데요. 미국의 알래스카와 하와이 등지에서는 이 모습을 보려는 ‘고래 관광 투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어요. 이렇게 혹등고래가 물 밖으로 점프하는 이유에 대해 ‘단순한 놀이’, ‘몸속 기생충 떼어내기’, ‘구애 행동’ 등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대요.
혹등고래는 미담도 많은 동물이에요. 2009년에는 사나운 포식자인 범고래의 공격에서 새끼 물범을 구해주는 모습이 포착됐고, 2017년에는 상어에게 쫓기던 다이버를 보호해주는 모습도 관찰됐어요. 이렇게 다른 종을 지켜주는 사례가 보고되면서 ‘바다의 수호천사’라는 별명도 얻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