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호주의 아름다운 항구 도시 시드니에 ‘상어 경보’가 내려졌어요. 사흘 새 상어의 공격이 네 차례나 벌어져 두 명이 크게 다쳤죠. 시드니 일대 해변 30여 곳이 폐쇄되고 경고 장치도 설치됐어요.

사람들을 공포에 빠뜨린 이 상어는 ‘황소상어(bull shark)’랍니다. 다 자란 몸길이는 최장 4m로 식인상어의 대명사인 백상아리보다는 작지만, 그 못지않게 사람을 공격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아요. 황소상어라는 이름은 황소처럼 다부진 체격에 성미가 거칠다고 해서 붙여졌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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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의 육지와 가까운 해안에 주로 살고 있죠. 황소상어가 뭍과 가까운 지역에 서식하는 건 이들의 독특한 습성과 관련 있어요. 상어는 바닷물고기로 알려졌지만 황소상어는 아주 드물게 연어나 뱀장어처럼 바다와 민물을 오간답니다.

주로 번식철에 바다에서 강으로 거슬러 올라가요. 아마존강의 경우 강어귀에서 3700㎞ 떨어진 지점, 미시시피강은 3000㎞ 떨어진 상류에서 발견된 적도 있대요. 중앙아메리카에 있는 대형 호수인 니카라과호에서도 황소상어가 살고 있답니다. 물고기와 오징어, 조개뿐 아니라 바다거북·돌고래·바다새까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사냥해요.

민물에서 번식을 하면 새끼들이 덩치 큰 포식자에게 잡아먹힐 가능성이 아무래도 적겠죠. 하지만 꼭 그렇기만 한 것도 아니랍니다. 호주에서는 바다악어가 황소상어처럼 바다와 민물을 오가면서 살아가거든요. 이들은 서식지가 상당 부분 겹쳐 하천 생태계의 최고 포식자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해요.

덩치가 작은 새끼 황소상어가 악어에게 사냥당하기도 하고, 다 자란 황소상어가 어린 악어를 잡아먹기도 하죠. 황소상어는 다른 상어들처럼 암컷의 뱃속에서 알이 부화해 어느 정도 자란 다음 몸 밖으로 나오는 ‘난태생’이랍니다. 한 배에 많게는 15마리까지 태어나죠.

1916년 미국 뉴저지주 마타완강에서는 12일 동안 사람을 노린 상어 공격이 다섯 차례 벌어졌고, 무려 네 명이 목숨을 잃었어요. 공격이 일어난 곳은 바다와 연결되는 강어귀에서 상류 쪽으로 24㎞ 떨어진 지점이었고, 강의 너비도 12m밖에 되지 않았죠.

상식적으로 상어가 살지 않을 것 같은 곳에서 상어의 습격이 발생하자 일대가 공포에 휩싸였죠. 이 사건 직후 근처에서 식인상어로 유명한 백상아리뿐 아니라 황소상어가 잇따라 잡혔어요. 이를 계기로 황소상어도 무서운 식인상어로 인식됐어요. 이 사건은 1975년 개봉한 영화 ‘죠스’ 원작 소설의 모티브가 됐답니다.

16세기 말부터 현재까지 상어가 사람 목숨을 빼앗은 사례를 상어 종류별로 집계했더니 황소상어는 26건으로 백상아리(59건)와 뱀상어(39건)에 이어 3위를 차지했어요. 그런데 황소상어의 사람 공격 사례는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을 수도 있대요. 황소상어가 출몰하는 곳은 개발이 되지 않은 지역이 많은 데다, 백상아리·뱀상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황소상어가 한눈에 식별이 쉽지 않아 기록되지 않은 공격 사례가 훨씬 많을 수 있다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