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서울의 한 카페에 느닷없이 새 한 마리가 날아들었어요. 이 새는 손님 테이블에 놓인 커피를 마시는 등 대담한 모습을 보이다 동물보호소로 옮겨졌는데, 안타깝게 주인을 찾지 못하고 죽었답니다. 새장을 물거나 고성을 지르는 등 이상 징후를 보이다 갑자기 죽었다고 해요.
이 새는 전 세계 앵무새 400여 종 중 하나인 청모자아마존앵무랍니다. 앵무새 하면 떠오르는 여러 모습이 있죠? 화려한 몸 색깔에 큼지막한 부리, 그리고 사람 말을 그대로 따라 하는 신기한 재주 말이에요.
청모자아마존앵무는 우리가 생각하는 전형적인 앵무 모습을 하고 있어요. 이름처럼 아마존을 중심으로 남아메리카에 분포하고 있고, 몸 전체는 선명한 초록색인데 머리 부분은 푸른색, 눈 주변은 노란색, 정수리 부분은 푸른색이에요. 날갯죽지 일부에는 붓끝으로 살짝 칠한 것처럼 빨간 깃털이 돋아 있지요. 열대 지방에 사는 앵무새일수록 숲에서 위장 효과를 발휘하고 이성에게 멋지게 보이기 위해 화려한 깃털 색을 갖고 있어요. 이런 모습이 앵무새들끼리는 더 휘황찬란하게 보인대요. 앵무새는 사람 눈으로 볼 수 없는 영역의 색깔까지 구별할 수 있거든요.
청모자아마존앵무는 사람 말을 흉내 내는 능력이 아주 뛰어난 앵무새로 꼽혀요. 앵무새가 이런 재주를 부리는 비결은 다른 새와 다른 입 구조와 지능 덕분이래요. 새들에게는 사람의 성대 역할을 하는 발성 기관인 울대가 있어요. 그런데 앵무새의 울대는 다른 새에 비해 소리를 내는 근육이 유독 발달돼 있는 데다 뇌신경과도 연결돼 있어요. 그래서 소리를 들으면 바로 따라 할 수 있대요. 앵무새의 혀 역시 다른 새보다 굵고 근육이 발달해 사람 말을 잘 따라 한다고 합니다. 앵무새는 사회성이 무척 강해서 무리의 동료와 다양한 소리로 소통을 하죠. 그런데 사람 손에서 반려동물로 길러질 때는 주인을 동족으로 인식해 말소리를 따라 하게 되는 거래요.
청모자아마존앵무끼리 소통할 때는 사람 말이 아닌 특유의 울음소리를 내는데요. 지금까지 파악된 건 총 아홉 가지예요. 시종일관 ‘왁왁왁’ 하면서 울지만 상황에 따라서 ‘와와와’ ‘구구구’ ‘카카카’ 같은 소리도 내요. 이들도 사람처럼 특정한 상황에서 쓰는 용어가 정해져서 이를 통해 소통한다고 과학자들은 얘기하죠.
야생에서 청모자아마존앵무는 평소에는 여러 마리가 무리를 지어 살다가 짝짓기 철이 되면 암수가 커플을 이루고 둘만의 시간을 보낸답니다. 이때는 암수가 찰떡같이 붙어 다니면서 서로 깃털을 골라주거나 부리를 서로 맞대 부비면서 아주 로맨틱한 장면을 연출한대요. 청모자아마존앵무는 한배에 보통 2~3개의 알을 낳고, 부화한 새끼는 56일쯤 지나면 어른처럼 깃털이 돋아나요. 생후 2~4년이 되면 번식을 시작할 수 있어요. 길게는 70세까지 살 수 있다는 걸 감안하면 아주 빠른 속도로 어른이 되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