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일본의 한 섬에서 중국 관광객들이 보호종으로 지정된 집게 5000여 마리를 몰래 가져가려다 적발됐대요. 밀거래 시장에 내놓을 목적이었다고 합니다. 희귀종인 이 집게는 중국 등지에서 애완용으로 인기가 있어 한 마리에 비싸게는 18만원 정도에 판매될 정도라고 해요. 집게는 소라나 고둥의 빈 껍데기를 업고 다녀서 ‘소라게’라고도 불립니다. 귀엽게 생긴 데다 색깔도 다양하고, 키우기도 비교적 쉬워 우리나라에서도 반려동물로 찾는 사람이 많습니다.

집게는 이사나 짝짓기할 때를 빼곤 항상 소라나 고둥의 껍데기 속에 쏙 들어가 있어요. /freepik

껍데기 속에 몸을 숨기고 살아가기 때문에 영어 이름은 ‘숨어 지내는 게’라는 뜻의 ‘허미트 크랩(hermit crab)’이랍니다. 다리가 열 개이고, 온몸이 껍데기로 덮여 있다는 점은 보통 게와 같지만 펼치면 길쭉한 몸통을 갖고 있어 가재·새우가 떠오르죠. 집게의 온전한 몸을 볼 수 없는 건 늘 몸통을 둘둘 말아서 소라나 고둥 껍데기 속에 쏙 들어가 있기 때문이랍니다. 껍데기가 보통 게만큼 단단하지 않다 보니 천적의 습격을 방어하기 위해 단단한 소라·고둥 껍데기를 ‘집’으로 삼고 있는 거죠.

세계적으로 500여 종이 알려져 있는데 다 자란 몸길이가 1㎝ 남짓에 불과한 에콰도르집게부터 40㎝에 이르는 야자집게까지 생김새와 크기가 제각각이랍니다. 집게 종류는 다들 이사를 자주 다녀요. 몸이 커져서 껍데기가 맞지 않으면 더 큰 껍데기를 찾는답니다. 그런데 새집을 고르는 눈이 여간 깐깐한 것이 아니에요. 앞발로 껍데기를 들어 올리거나 흔들어 자기 몸을 맡길 만큼 튼튼한지 체크하죠. 또 데굴데굴 굴려서 금이 가거나 깨진 곳이 있는지 꼼꼼히 살피기도 한답니다.

집게는 종류에 따라 집을 찾는 과정에서 아주 다양한 행동을 보여요. 어떤 집게는 죽어가거나 죽은 지 얼마 안 된 소라·고둥의 냄새를 찾아 쫓습니다. 곧 이 집의 주인이 될 수 있으니까요. 집게는 더듬이 두 쌍을 방향을 잡거나 냄새를 맡는 데 활용해요. 집을 차지하려고 집게끼리 격렬하게 싸우기도 해요. 다른 집게의 집을 빼앗으려고 공격하기도 하죠. 반면 이사하려는 집게 두 마리가 서로의 집을 맞교환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사할 때 말고도 집게가 껍데기에서 잠시 빠져나올 때가 있는데 그건 바로 짝짓기를 할 때랍니다. 수컷은 한쪽 집게발로 암컷을 잡고 다른 한쪽 집게발로 톡톡 치는 행동을 하는데, 바로 집게의 구애 의식입니다. 알에서 부화한 새끼는 몇 번씩 껍데기를 탈바꿈하며 성장하다가 어른이 될 무렵 제 몸에 맞는 껍데기를 찾아간답니다.

집게는 잡식성이에요. 작은 물고기와 바다 동물, 플랑크톤부터 바닷속으로 떨어진 음식 찌꺼기까지 못 먹는 게 거의 없답니다. 집게의 생존을 가장 위협하는 존재는 바로 사람입니다. 집게를 집에서 키우겠다고 마구 가져갔다가 결국 죽게 만드는 일이 다반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