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33) 테라폼랩스 대표의 한국 송환이 몬테네그로 대법원의 결정으로 5일 무산됐다. 몬테네그로 대법원은 이날 권씨에 대한 한국 송환 결정을 무효로 하고 사건을 원심으로 돌려보냈다고 현지 일간지 비예스티가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이 사건은 재심리 후 새로운 판결이 내려지게 됐다.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 권씨를 국내로 송환해 기소·재판하는 것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권씨의 송환 목적지는 몬테네그로 법원과 검찰의 이견이 이어지면서 여러 차례 뒤집혔다.

당초 법원은 권씨의 미국 인도 요청을 받아들였지만, 상급 법원이 권씨 측 항소를 받들였고 한국으로 보내기로 결정했다. 이에 몬테네그로 대검찰청이 반발해 ‘권씨를 한국으로 송환하라’는 법원 결정에 절차적 문제가 있다며 지난달 20일 대법원에 적법성 판단을 요청했다. “범죄인을 어느 국가로 보낼지 결정하는 것은 법무 장관의 고유 권한인데 법원은 권한을 넘어서 권씨의 한국 송환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대법원은 대검찰청의 적법성 판단 요청을 받아들여 권씨의 한국 송환을 잠정 보류하고 법리 검토에 착수한 끝에 재심리를 결정했다.

전 세계 투자자들이 50조원 이상의 피해를 본 2022년 5월 테라·루나 폭락 사태 한 달 전 한국에서 싱가포르로 나간 권씨는 아랍에미리트 등에서 도피 생활을 하다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체포됐다. 사기·시세 조작 등 혐의로 권씨를 수사해 온 한국과 미국의 수사 당국은 모두 권씨를 자국으로 송환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