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서울~양평 고속도로’ 전면 백지화를 발표한 6일 오후 2시. 고속도로가 지나갈 예정이었던 경기 양평군 강상면 병산리 주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었다. 이곳엔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병산리에 10년째 살고 있다는 주민 A(55)씨는 “정치가 개입해 주민 삶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하루아침에 엎어버리니 정신적 충격이 너무 크다”고 했다. 그는 “일주일에 한 번은 서울에 갈 일이 있어 고속도로가 놓인다는 소식을 듣고 기대가 컸는데, 엿장수 바꿔먹기도 아니고 이게 무슨 일이냐”고 했다.
병산리 주민 최길성(55)씨도 사업 백지화로 혼란스럽다고 했다. 최씨는 “이번 사업에 대해 양평군민들의 기대가 상당했는데 정치적으로 이용돼 백지화까지 돼버리니 실망스럽다”고 했다. 최씨는 “고속도로 개통으로 양평군 발전을 기대했다”면서 “국토부는 그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본지가 병산리 일대 공인중개사 7곳에 문의한 결과, 노선 변경 이후 김건희 여사 일가가 소유한 필지를 포함해 병산리 일대 땅값은 변동이 없다고 했다. 병산리에서 20년 넘게 부동산을 운영한 한모(71)씨는 “노선 변경이 호재라는 말은 어이가 없어서 다들 웃는다”며 “당초안인 양서면 연결 지점과 대안인 강상면 연결 지점의 거리는 7㎞에 불과하고 이미 강상면 인근에 남양평 IC가 있어 (변경하더라도) 큰 의미가 없다”고 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 관계자 이미영(56)씨는 “나도 영부인 일가가 소유한 땅에서 1㎞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땅이 있는데, 2년째 팔리지도 않는다”고 했다.
국도가 아닌 고속도로는 기피 시설이기 때문에 노선 변경이 오히려 불만스럽다는 반응도 다수였다. 이곳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B(67)씨는 “고속도로가 들어오면 차로가 넓어져 현재 2차선 도로 인근에서 장사를 하는 상인들은 걱정이 크다”고 했다. 그는 “고속도로가 놓이면 아파트 주민들은 소음으로 고생하고, 전원주택도 못 짓는다”며 “또 고속도로 주변은 발전이 안 돼서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