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한국노총 노조원 1만4000여명이 모여 집회를 열었다./서보범 김예랑 기자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 중단을 지난 7일 결정한 한국노총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여의대로를 일부 점거했으며, 근처 금연구역인 여의도공원 등 곳곳에서 흡연을 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2시 경찰 추산 한국노총 집회 참가자 1만4000명은 서울 마포대교 남단에서 여의도 환승센터 방면 350m 5개 차로를 점거했다. 조합원들은 ‘수급조절 연장. 생존권 사수’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임영택 레미콘노조 위원장은 이날 무대 앞으로 나와 “최근에 와서야 운반비 좀 올랐다고 그게 못마땅한가”라며 “인센티브 같은 거 못 받고, 제조사끼리 서로 담합하여 운반비 동결하면서 노예처럼 일만하라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한기 한노총 사무처장도 “레미콘운송노동조합 수급조절 연장과 생존권 사수를 위해 싸워 승리할 것”이라며 “국토부는 수급조절 연장하라”고 했다.

이날 집회로 주말을 맞아 여의도와 공원 등을 찾은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공원 내 금연구역임에도 일부 노조원들은 벤치에 앉거나 나무 옆에 서서 흡연을 해 나들이 나온 시민들과 어린이들이 눈살을 찌푸렸다. 도로를 점거하면서 여의도 일대 교통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서울시 도로교통정보(TOPIS)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쯤 마포대교 남단에서 여의도환승센터 방면 여의대로 차량 속도는 시속 10km, 여의도공원 앞에서 여의도 환승센터 방면 차량 속도는 시속 4km였다.

한국노총은 지난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이 순간부터 한국노총은 윤석열 정권의 폭압에 맞선 전면 투쟁을 선포한다”며 “경사노위 참여 전면 중단은 그 시작에 불과하다”고 했다. 한국노총의 경사노위 불참 선언은 7년5개월 만이다. 한국노총 측은 경찰이 지난달 고공농성 중이던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을 과잉진압하면서 대화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준영 사무처장은 지난달 29일 밤 전남 광양제철소 앞 왕복 6차선 도로 중 4개 차로를 점거해 높이 7m의 철제 구조물을 무단으로 설치한 뒤, 그 위에서 ‘하청노동자 노동3권 보장’을 주장하며 고공농성을 벌였다. 경찰은 불법 철제 구조물이 교통을 방해하고 있다며 자진 철거를 요청했지만, 김 사무처장은 거부했다. 오히려 노조 측은 20L 경유 한 통을 로프에 묶어 철제 구조물 위에 있는 김 사무처장에게 전달하려고 했다.

이에 지난달 31일 경찰은 김 사무처장을 긴급체포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 사무처장이 경찰을 향해 접근하지 말라며 칼날 길이가 29cm ‘정글도’를 수차례 휘두르며 위협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김 사무처장은 머리를 맞아 출혈이 발생해 근처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경찰관 3명도 김 사무처장이 휘두른 쇠파이프에 맞아 손등, 어깨 부상을 입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김 사무처장을 일반교통방해, 특수공무집행방해, 집시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김 사무처장 검거 후 망루는 철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