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인 미국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를 앞둔 주말 연휴인 지난 29일 주한미군 등 외국인들이 한밤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방역수칙을 위반해 술판을 벌이고 폭죽까지 터트려 불안감을 호소하는 시민 신고가 잇따랐다.
30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29일 야간부터 30일 새벽까지 해운대해수욕장 해변과 구남로 일대에서 외국인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춤을 추거나 폭죽을 터트린다는 112 신고 전화가 38건 접수됐다.
한 소셜 미디어 계정에는 이 같은 장면이 담긴 영상도 공유됐다. 지난 29일 오후 11시 40분쯤 촬영돼 공유된 이 영상에는 무리를 지은 외국인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턱스크’만 한 채 술을 마시고 춤을 추고 있는 장면이 담겼다. 외국인들은 해수욕장에서 금지된 폭죽도 터뜨려 한밤 주민들을 더 불안하게 했다.
경찰은 신고가 잇따르자 인력을 집중 배치해 계도와 순찰을 강화했으나 과태료 처분 등 단속 권한은 지자체에 있다보니 단속은 못해 시민 불안이 이어졌다. 부산 해운대구 주민인 박모(52)씨는 “외국인들이 밤이면 단체로 마스크도 제대로 쓰지 않고 모여 술판을 벌이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5인 이상 집합 금지 등 방역 수칙을 위반해도 제대로 단속이 안돼 불안하다”고 말했다.
단속권한을 가진 해운대구청은 야간 단속인원이 4명에 불과해 1500여명이 넘는 외국인들을 제대로 단속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외국인들의 경우 문화적 차이가 크다보니 마스크 미착용이나 5인 이상 집합금지에 대한 과태료 처분에 현실적인 애로점이 많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해운대해수욕장에 모인 외국인들이 메모리얼 데이 연휴 부산을 찾은 주한미군 등으로 파악했다. 모인 인원만 1500~2000여명 가량으로 추산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한 주한미군은 5월 현재 전체 백신 접종률은 70%가 웃도는 상황이다. 그러나 해수욕장에 모인 외국인들이 주한미군인지 아닌지 여부 등을 주민들이 알 수 없다보니 불안감은 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찰은 지난해 7월 독립기념일 때와 같이 해운대해수욕장과 구남로 일대에서 폭행 등 난폭 행위는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과 해운대구는 30일에도 외국인이 해수욕장을 많이 방문할 것으로 보고 순찰 등을 강화하기로 했다. 야간에는 영어로 방역 위반 사항에 대해 안내 방송을 하고, 미군에는 헌병대 현장 지원 등을 요청했다. 해운대구는 오는 6월 1일 해운대해수욕장이 개장하면 계도·단속인원을 16명에서 76명으로 늘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