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서울시교육청 국민신문고에 ‘9월 수능 모의평가 시험지가 사전에 유출됐다’는 민원이 접수돼 논란이 일었다. 민원을 접수한 이가 시험지 배부 시각보다 7시간 앞서 시험지를 촬영한 사진을 전달받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시험지를 유출한 이는 경남의 한 고등학생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도교육청은 6일 “도내 고교 3학년 A학생이 9월 모의평가 전날 사회탐구 영역 중 세계지리 과목 시험지를 불법 촬영해 온라인에 유출한 사실을 지난 4일 담임교사에게 자백했다”고 밝혔다.
경남도교육청이 확보한 A학생의 진술을 종합하면, 그는 모의평가 전날인 지난달 31일 오후 10시쯤 1층 창문을 통해 학교 건물에 들어가 같은 층 진학상담실에서 세계지리 시험지를 휴대폰으로 촬영했다고 한다. 두고 온 아이패드 펜슬을 찾으러 학교에 들렀는데, 1층 진학상담실에 우산을 가지러 갔다가 우연히 세계지리 시험지를 발견했고, 몰래 사진을 찍은 뒤 원래대로 두고 왔다는 것이다.
시험지 유출이 외부로 알려진 것은 A학생이 시험지가 배포되기 전인 지난 1일 오전 8시19분 시험지를 촬영한 사진을 과외 신청을 받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올려 문제 풀이를 요청하면서다. 세계지리 과목은 4교시인 오후 3시35분부터 시험을 시작한다. 그는 시험이 임박한 상황에서 급하게 문제 풀이를 요청했고, 그 부탁을 받았다는 제보자가 이를 수상히 여겨 신고한 것이다. 당시 A학생은 채팅방에 ‘선생님으로부터 문제지를 받았다’는 글을 올려, 시험지 유출이 교사의 묵인 아래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A학생은 시험지 유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심적 부담을 느껴 사실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불안 증상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교육청 관계자는 “A학생이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벌인 일이란 취지로 얘기했다”며 “A학생 진술이 사실인지는 더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 당국은 A학생이 다른 과목 시험지도 촬영했는지에 대해서도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시험지 관리를 허술하게 한 학교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규정상 모의평가를 포함한 모든 시험지는 지정된 평가관리실에 이중 잠금장치를 해 보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