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조원이 넘는 외화가 시중은행을 통해 해외로 송금된 사건과 관련, 일본에서 유입된 가상 화폐를 국내에서 처분한 대금 4000억원을 다시 일본으로 보낸 업체 관계자 3명이 검찰에 구속됐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부장 이일규)가 인천 소재 귀금속 업체 A사 관계자 정모씨 등 3명을 외국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 10일 구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 등은 작년부터 일본계 자금이 가상 화폐를 보내주면 이를 국내에서 팔아 받은 돈을 일본으로 송금했다고 한다. 가상 화폐가 해외보다 국내 시장에서 비싼 값에 팔리는 ‘김치 프리미엄’을 이용해 차익을 노리는 세력에 가담한 것이다. 정씨 등은 수입 물품 대금 지급 등 허위 증빙 자료를 은행에 내는 수법으로 4000억원을 일본으로 송금했다고 한다. 이들은 가상 화폐 판매, 해외 송금 등을 해주고 수수료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일본계 자금이 가상 화폐 거래로 어느 정도 수익을 거뒀는지를 수사 중”이라며 “수사권이 해외에 미치지 않아 돈 행방 추적에 한계가 있다”고 했다. 해외로 송금된 자금의 종착지를 찾기 위해 국가정보원 해외 파트가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중소기업 등이 은행을 통해 해외로 거액을 송금한 ‘수상한 외환 거래’가 7조534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A사 이외 다른 기업과 관련된 수상한 외환 거래는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