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있는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에서 철거 중이던 보일러 타워가 무너져 작업자 9명이 매몰됐다. 7일 0시 현재 2명이 구조됐다. 소방 당국은 국가소방동원령을 내리고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2분쯤 울산 남구 남화동에 있는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가 갑자기 균형을 잃고 쓰러졌다. 보일러 타워는 물을 끓여 전기를 생산하는 철골 구조물이다. 높이 약 60m로 15층 건물과 비슷한 규모다.

무너진 타워 옆 시설물도 아슬아슬 6일 오후 울산 남구에 있는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현장. 이날 철거 중이던 보일러 타워(가운데)가 무너지면서 작업자 9명이 매몰됐다. 소방 당국은 7일 0시 현재 9명 중 2명을 구조했다. 소방 당국은 “옆에 있는 타워도 붕괴할 가능성이 있어 구조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했다. 구조대가 매몰된 작업자를 찾기 위해 모여 있다. /뉴시스

사고 당시 작업자 9명이 구조물 아래에서 철제 기둥을 자르는 등 철거 작업을 하고 있었다.

동서발전에 따르면, 이 타워는 44년 전인 1981년 준공했다. 시설이 낡아 2021년 가동을 중단했다. 소방 관계자는 “울산화력발전소에 있는 보일러 타워 여섯 개 중 세 개는 2019년 이미 철거했고 나머지 세 개를 철거하는 중이었는데 그중 한 개가 붕괴됐다”고 밝혔다.

목격자 A씨는 “근처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쾅’ 하는 굉음이 들렸다”며 “몇 초 뒤 철로 된 구조물이 폭삭 무너져내렸다”고 했다. A씨는 “먼지가 자욱해 발전소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고 했다.

철거 공사는 HJ중공업이 수주했다. 매몰된 9명은 HJ중공업의 하도급 업체인 코리아카코 소속이라고 소방 당국은 밝혔다. 코리아카코는 발파 전문 업체라고 한다. 소방 관계자는 “타워를 철거하기 쉽도록 철제 기둥을 일부 잘라낸 뒤 오는 16일 화약으로 폭파할 계획이었다”고 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소방 당국은 오후 2시 18분쯤 현장에 도착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구조대는 오후 2시 23분쯤 양모(44)씨와 이모(64)씨를 구조했다. 사고 당시 양씨는 사다리차 기사로 지상에서 사다리를 조종하고 있었고 이씨는 타워 바깥쪽에서 작업 중이었다고 한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가슴, 허리 등에 중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했다.

소방청은 오후 3시 13분 전국의 소방서에 비상을 거는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700t급 크레인 5대와 굴착기 3대 등을 투입해 무너진 구조물을 들어올리고 잔해를 절단하고 있다. 붕괴 현장의 자갈과 흙을 파내며 지하 통로도 만들고 있다. 타워 아래에 굴을 뚫어 지하로 매몰자를 구하려는 것이다. 수색견과 드론도 투입했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매몰된 7명 중 2명은 위치를 파악해 구조를 시도하고 있다”며 “그중 1명은 의식이 있고 대화도 가능하다”고 했다. 소방 당국은 “구조물을 섣불리 들어냈다가 자칫 매몰자들이 다칠 수 있어 조심스럽게 작업하고 있다”며 “옆에 있는 다른 타워도 추가로 붕괴할 가능성이 있어 와이어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철거 과정에서 구조물의 무게를 잘못 계산했거나 절단 순서를 착각했을 수 있다”고 했다. “바닷가에 지은 철 구조물이라 예상보다 부식이 심각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정진우 서울과기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2021년에도 광주광역시 재개발 현장에서 철거하던 건물이 무너져 9명이 죽고 8명이 다쳤다”며 “비슷한 산업재해가 또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인명 구조에 장비·인력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라”고 주문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압수 수색 등 강제 수사를 벌여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