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오른쪽)이 3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생포를 위한 '확고한 결의' 작전의 진행 상황을 함께 지켜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3일 미군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하면서, 미국이 세계 최강의 군사 작전 능력을 과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전 승인 2시간 15분만에 마두로 부부를 ‘핀셋 체포’하면서 미군 사망자는 한명도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확고한 결의’ 작전에 대해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최고의 정밀도와 통합이 요구되는 오로지 미국만이 수행할 수 있는 대담한 작전”이라고 했다. 실제 이번 작전은 미 특수부대의 피와 땀, 최고의 무기와 정보력, 그리고 미국이 보유한 첨단 AI 기술이 결합돼 이뤄낸 성과라는 분석이다.

케인 합참의장은 “육·해·공군과 해병대로 구성된 합동 부대가 정보, 법 집행 기관들과 일사불란하게 협력했다”며 “모든 요소가 단일 목표를 위해 시·공간적으로 완벽히 조율됐다”고 했다. 또 “체포 부대가 신속하게 목표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헬기들이 공격을 받았지만, 압도적인 화력으로 자위적인 대응을 해 (150대가 넘는) 모든 항공기가 귀환했다”고 했다. 이날 작전이 사실상 무결점으로 진행된 것은 미군이 그간의 실패 사례를 분석해 개선점을 조직이 체화하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이번 작전은 육군 최정예 부대인 델타포스가 주도했고, 160특수작전항공연대(나이트스토커)가 이들을 목표지점까지 실어날랐다. 미군은 최정예 특수전 부대를 거느리고 있다. 그린베레·75 레인저 연대(육군), 네이비실(해군), 720특수전술타격대(공군) 등으로 특수 요원 한명을 양성하는데는 수십억원의 돈과 오랜 시간을 들인다. 예컨대 네이비실은 요원 한명 양성에 200만 달러(약 29억원) 이상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연합뉴스 파괴 당한 송신탑 4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외곽 엘아티요에 있는 송신소 직원들이 미군 공습으로 파괴된 TV 송신탑을 살피고 있다.

이 특수부대들은 그간 도처에서 대(對)테러전·인질 구출 같은 특수전을 진행하며 시행착오를 쌓아왔다. 파나마 침공, 걸프전,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 등에서 맹활약했지만, 작전에 실패해 희생된 요원들도 상당수다. 1979년 이란 억류 미국인을 구출하는 ‘독수리 발톱’ 작전에선 8명이 사망하고 철수했다. 1993년 소말리아 ‘고딕 뱀’ 작전에선, 군벌 아이디드를 제거하려다 대규모 교전으로 100명에 가까운 사상자가 발생했다. 특수부대 역사상 최악의 작전으로 꼽히는 ‘고딕 뱀’은 영화 ‘블랙 호크 다운’으로도 제작됐다. 가장 최근에는 트럼프 1기 때인 2019년 네이비실이 김정은 도청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북한 영해로 침투했지만 실패한 사실이 뉴욕타임스 보도로 알려졌다. 미군은 작전 실패가 있을 때마다 원인을 철저히 분석한 뒤, 전군 공통 자산으로 전환해 교범·훈련 등에 반영했다.

미국은 이번 작전에서 정보전에서도 최강임을 증명했다. 특히 내부자를 포섭해 얻은 ‘휴민트 정보’뿐 아니라, AI 기술을 통해 확보한 정보도 이번 작전에 활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앙정보국(CIA)은 지난해 8월 소규모 팀을 현지에 파견해 동향을 파악했다. 또 스텔스 드론 등으로 마두로 주변 정보를 수집하고, 국가안보국(NSA)은 신호 정보, 국가지리정보국(NGA)은 위성 사진을 분석하는 등 마두로의 평소 생활 패턴과 동선, 식사 습관, 복장, 애완동물까지 알아냈다. 군사 전문가들은 수개월에 걸친 이 과정에서 민간 기업의 AI 기술이 활용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마두로의 디지털 흔적을 추적하는데, 미국 AI기업 팔란티어의 AI 추적 알고리즘이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며 “민간 기업이 압도적인 격차를 벌리며 기술 우위에 있는 점이 미국의 국력”이라고 말했다.

델타포스는 마두로 안전 가옥을 본뜬 실물 모형을 만들어 여러 차례 훈련을 진행했다. 안전가옥 내부 구조를 완벽히 파악할 수 없는 상태에서, 모형의 내부 구조를 바꿔가면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대처할 수 있게 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침실에서 잠을 자던 마두로가 두꺼운 강철 문이 달린 안전실로 미처 대피하지 못한 것은 미 요원들의 이같은 치밀한 훈련 때문으로 보인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군사력도 압도적이지만, 압도적인 정보력의 차이가 이번 작전의 성공을 좌우했다”며 “파나마 침공 때는 대규모 병력을 투입했는데도 정확한 위치를 찾지 못했는데, 이번엔 효율적이고 세련된 방식으로 마두로의 신병을 확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작전 당시 카라카스에 정전을 일으켰는데, 여기에 그간 알려지지 않은 고도의 기술이 사용됐을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는 3일 기자회견에서 “카라카스의 불빛은 우리가 지닌 특정 전문 기술로 인해 대부분 꺼졌다”고 했고, 케인도 “사이버·우주 사령부 등이 진입 경로를 만들기 위해 다른 효과들을 쌓아가기 시작했다”고 했다. 미 폴리티코는 “미군이 사이버 공격, 기타 기술적 역량을 활용해 카라카스의 정전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특수전 영역에서 미국의 능력은 상상 이상이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입을 모았다. 이강수 한성대 국방과학대학원 교수는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발전된 빅테크가 군사 작전에 활용되고 있다”며 “미국은 특수전에서 사실상 싸움이 안 되는 상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