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조폐국이 수퍼맨과 배트맨, 원더우먼 등 영화와 만화로 친숙한 캐릭터들이 새겨진 기념주화를 발행한다. 미국의 수퍼 히어로 캐릭터를 주제로 한 기념주화를 만들어 시중에 판매하는 ‘아메리카스 코믹 아트 코인 앤드 메달 프로그램’에 따른 것이다.

최근 영화가 개봉된 수퍼맨 기념주화가 첫 타자로 나왔고, 내년 이후 배트맨과 원더우먼 기념 동전이 잇따라 선보인다. 조폐국은 시중 유통 동전뿐 아니라 소장용 기념주화도 다양하게 제조·유통해 왔다. 특히 미국의 역사·자연·문화를 상징하는 인물과 풍경 등을 도안으로 채택해 국민의 단합을 도모했다.

인물의 경우 그동안은 주로 위인, 전직 대통령, 소수 인종 출신 유명 인사들을 집중적으로 동전 인물로 채택했는데 가상의 캐릭터가 동전 주인공이 된 것은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미국 우선주의와 영웅주의를 선호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고려한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조폐국은 “이번 기념주화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수퍼 히어로들은 미국의 문화와 가치를 가장 잘 대변해 준다”고 말했다.

24일 사전 주문이 시작돼 올가을 발매 예정인 수퍼맨 기념주화는 세 종류다. 공통적으로 앞면에는 근육질 가슴에 S 자가 선명한 수퍼맨이 망토를 두르고 날아올라 정면을 보는 모습, 뒷면에는 그의 다른 자아인 신문기자 클라크 켄트가 목장 울타리에 기대 하늘을 바라보는 모습이 새겨졌다.

올 가을 발매를 앞두고 선주문에 들어간 미 연방조폐국의 50달러 수퍼맨 기념주화 앞면. /미 연방조폐국

이 중 24캐럿 금으로 만든 50달러(약 7만원) 프루프코인(기념주화나 증정용으로 특수 제작된 주화)에는 미국의 모든 동전에 나오는 국가 슬로건인 ‘IN GOD WE TRUST(우리는 신을 믿는다)’와 ‘LIBERTY(자유)’를 새겼다. 시중 판매 가격은 동전에 새긴 명목상 금액의 53배인 2670달러(약 373만원)다. 똑같은 디자인에 별도로 가격은 새기지 않은 은화 동전(메달)은 2온스(275달러)와 1온스(135달러) 두 종류로 발행된다. 앞서 연방 조폐국은 지난 4월 영화사 워너 브러더스와의 협업으로 워너 산하 DC 코믹스의 수퍼 히어로들을 기념주화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는 프로그램의 출범을 예고했다.

미 연방조폐국이 올가을 발매를 앞두고 선주문에 들어간 50달러 슈퍼맨 기념주화의 뒷면. /미 연방조폐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