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을 방문할 때마다 여행 가방에 더러운 빨래를 가득 채워와 공짜 세탁 서비스를 받아왔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현지 시각) 익명의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네타냐후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대표적인 외국 지도자다. 트럼프 재임 때 미국을 최소 6번 공식 방문했다.
WP는 “이런 일이 몇 번 있다 보니 (빨랫감을 가져오는 게) 의도적이라는 게 확실해졌다”는 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전하면서 “네타냐후의 공짜 세탁 습성은 트럼프 행정부뿐 아니라 전임 오바마 행정부 당시 외교 당국자들을 통해서도 확인됐다”고 했다. 미국을 방문하는 외국 정상 숙소에는 세탁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되지만, 외국 정상들은 일정이 짧고 업무가 바빠 실제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신문은 전했다.
네타냐후 일가의 ‘공짜 세탁벽(癖)’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네타냐후는 2016년엔 자신이 사용하는 세탁 비용이 얼마인지 정보를 공개하라는 검찰과 법무부를 상대로 행정 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이 소송에서 이겨 세탁비 공개를 막았다. 2018년엔 “(네타냐후 부인 사라가) 외국에 나갈 때마다 드라이크리닝용 빨랫감으로 가득 찬 너댓 개의 여행 가방을 가져간다”는 네타냐후 측근의 음성 파일이 공개되기도 했다.
WP의 의혹 제기에 이스라엘 측은 반발했다. 워싱턴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은 WP에 보낸 입장문에서 “최근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중재로 아랍에미리트·바레인과 외교 관계를 정상화한 성취를 하찮게 보이게 하려는 시도”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가장 최근인 이달 미국 방문 때 가져간 빨래는 비교적 많지 않은 양으로, 공식 석상에서 입을 몇 벌의 셔츠와 왕복 항공기에서 입을 파자마 정도였다”고 했다.
네타냐후는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지만, 부패 혐의로 국내 정치적 입지가 좁아진 상황이다. 사업가들로부터 고급 샴페인과 시가 등 20만달러(약 2억3000만원) 상당의 선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1월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