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통 퓨마라고 부르는 맹수를 미국에서는 산사자라는 뜻의 마운틴 라이온(mountain lion)이라고 부른다. 날렵하면서도 육중한 회갈색의 몸이 아프리카 사바나의 암사자와 빼닮았을 뿐더러 험준한 산악지대를 터전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산짐승인데다 여간해선 물에 들어가지 않는 사자와 닮았으니 수영실력은 형편없을 것 같다. 그런 통념을 확 깨주는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와 화제다.

미국 콜로라도주 공원·야생동물 위원회는 26일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57초 짜리 동영상을 올렸다. 짐승 한 마리가 꽤 넓은 호수를 능숙하게 헤엄치는 모습이었다. 회갈색 몸에 암사자와 같은 모양새의 머리를 한 퓨마였다. 머리를 수면에 완전히 내놓고, 상반신의 80%를 몸에 담근 채 몇 번 해본 것처럼 능숙하게 물살을 헤쳐나갔다. 이윽고 퓨마는 물가로 올라와 몸을 말리지도 않은 채로 바위산쪽으로 빠르게 사라졌다.

위원회는 “이 퓨마가 잠시 더위에 몸을 식히려 했는지, 먹잇감을 쫓아 호수 이편에서 저편으로 건너간 것인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고양이가 물을 싫어한다고?”라는 물음을 곁들였다. 종을 불문하고 고양잇과 짐승들은 대체로 물을 꺼린다는 인식을 깨주는 장면이라는 얘기다. 퓨마가 수면에 그린 안정적 궤적, 편안한 헤엄동작 등으로 미루어 호수에서의 수영은 일상일 가능성이 크다.

콜로라도주의 한 호수를 헤엄쳐 건넌 퓨마가 뭍으로 올라가고 있다. /Navajo State Park-Colorado Parks and Wildlife. Colorado Parks and Wildlife - Durango

이 동영상은 이달 중순 나바호 주립공원에서 낚시를 즐기던 공원 이용객이 촬영한 뒤 나바호 주립공원 사무소와 콜로라도주 공원·야생동물 위원회에 공유됐다. 이 동영상으로 퓨마는 험준한 산악지대를 축지법 쓰듯 사뿐사뿐 다닐 수 있을 뿐 아니라 장거리 헤엄도 능숙한 수륙양용형 맹수임이 증명된 셈이다. 퓨마는 사자·호랑이·표범·재규어·치타와 함께 대형 고양잇과 맹수를 일컷는 빅 캣(big cat)에 속한다.

콜로라도주의 한 호수에서 능숙하게 헤엄치는 퓨마 모습이 포착됐다. /Colorado Parks and Wildlife - Durango Facebook.

캐나다부터 미국을 거쳐 남아메리카에 이르는 곳에 두루 분포하고 있지만, 상당수 개체는 미국 서부 산악지대에 분포한다. 이번에 동영상이 촬영된 콜로라도 역시 대표적인 퓨마 서식 지역이다. 그래서 북아메리카를 대표하는 고양잇과 맹수로 각인돼있다. 해당 동영상은 퓨마의 매혹적인 몸동작을 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야외활동을 할 때 더 조심해야 한다는 경고의 메시지도 담겨있다. 드물긴 하지만 퓨마가 인간을 공격하고, 개중에 목숨까지 빼앗은 사례가 보고돼있기 때문이다.

나무위에 올라가 있는 퓨마. /National Park Service

이 때문에 미국 연방정부와 각 주의 야생동물·환경담당 부서에서는 퓨마와 마주쳤을 때 대비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그 수칙을 읽는 것만으로도 이 짐승이 얼마나 위험한 맹수인지 알 수 있다. 다음은 미 야생동물당국에서 안내하는 ‘퓨마와 마주쳤을 때의 행동수칙’의 주요 내용.

퓨마보다 더 몸이 크고 사나워보이도록 할 것. 재킷 단추를풀고,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릴 것. 나무와 돌 따위를 퓨마를 향해 던져 위협할 것.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린 뒤 천천히 휘저을 것. 단호하면서도 조용하게 말소리를 내서 퓨마의 기를 꺾도록 할 것.

절대로 등을 돌리지 말 것. 퓨마 앞에서 달리지 말 것. 등을 돌리고, 퓨마앞에서 뛰면 놈의 추격 본능을 일깨우기 때문.

어린 아이가 있으면 들어올려서 안을 것. 이 때 가급적 몸을 굽히거나 등을 보이는 일이 없도록 할 것.

절대로 엎드리지 말 것. 이 같은 행동은 퓨마의 먹잇감인 네 발 동물처럼 보일 수 있음. 또한 급소인 목과 허리를 노출시키게 됨.

만일 퓨마의 공격을 받을 경우 서있는 자세를 유지하면서 머리와 목을 보호할 것. 무엇이든 손에 쥐고 공격에 맞서 싸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