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으로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되면서 중단됐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재판이 휴전 돌입과 함께 오는 12일 재개된다. 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법원 대변인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의 장기화한 부패 재판이 다시 열린다”고 밝혔다. 이란과의 전쟁으로 선포됐던 국가 비상사태가 해제된 지 몇 시간 만에 나온 발표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대(對) 이란 공습을 주도했던 네타냐후는 ‘피고인’ 신분으로 돌아간다. 12일 오전 9시 30분 변호인 측 증언이 재판 속개 첫 일정이다. 앞서 이스라엘 사법당국은 지난 2월 28일 전쟁 발발 이후 법원을 비상 체제로 전환해 일반 재판을 대폭 축소하고 긴급 사건만 처리하도록 했다.
네타냐후는 현재 3건의 형사 재판에 회부돼있다. 두 건은 현지 언론들과 부적절하게 거래해 자신에게 유리한 보도가 나오도록 사주한 혐의, 나머지 한 건은 부호들로부터 26만 달러(3억8천만 원)의 금품을 제공받았다는 의혹이다. 네타냐후는 이 같은 혐의로 2019년 11월 기소됐지만, 자신의 재판을 정치적이라고 반발하면서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네타냐후 기소는 이스라엘의 극심한 내분으로 이어졌다. 특히 2023년 3월 네타냐후 정권이 ‘사법 개혁’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사법부 권한 축소와 입법부 권한 강화에 나서자 이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다. 네타냐후 정권의 개혁안에는 대법원이 내린 결정을 의회가 뒤집을 수 있도록 하고, 의회 입법의 적격 심사에서 대법원의 역할을 제한하고, 법관 임명원회의 절반을 입법부로 채우는 것 등이 포함됐다. 네타냐후 측은 “비대한 사법부 권한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으나 ‘자신의 형사 기소 사건을 무마시키기 위한 사법 쿠데타’라는 비판이 잇따르면서 전례없는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로 이어졌다.
그러나 7개월 뒤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침공해 주민들을 대거 살해·납치하는 사태가 터지며 국가적 위기에 봉착하자 네타냐후의 ‘사법 리스크’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1기 임기 때부터 네타냐후와 밀월 관계를 이어왔던 트럼프는 2기에도 ‘네타냐후 구하기’에 앞장서왔다. 트럼프는 작년 10월 이스라엘 의회 연설에서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에게 네타냐후 총리가 전쟁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그를 사면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