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라피드 외무장관

지난 28일(현지 시각)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11년 만에 이스라엘을 방문했다. 앞서 이달 중순에는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가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했다. 주변 국가와 오랫동안 대립해 온 이스라엘 대외 노선의 변화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지난 6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취임한 야이르 라피드(58)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본지 서면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과의 평화적 공존, 주변 중동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 추구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라피드 장관은 1993년 오슬로 협정으로 도출된 ‘2국가 해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2국가 해법’은 팔레스타인은 무장 투쟁을 포기하고, 이스라엘은 독립을 지원해 두 나라로 평화롭게 공존하자는 내용이다. 양측 관계악화로 최근엔 사문화되다시피 했다.

라피드 장관은 “내가 2국가 해법을 개인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라며 “가자지구를 안정시키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힘을 실어줘 팔레스타인인들의 삶을 개선시키려는 노력이 실행 중”이라고 했다. 무장단체 하마스가 실질 통치하는 가자지구에 대해서는 “하마스의 테러리즘에 직면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주민 수백만명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경제 안보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아랍에미리트·바레인·모로코·수단과 잇따라 국교를 정상화하며 아랍권과 관계개선에 나선 것과 관련해 라피드 장관은 “관계 정상화는 외교·경제·안보·문화·인적 교류로 이어져 지역의 안정과 번영을 불러왔다”고 했다. 그는 이스라엘-아랍권 관계 정상화를 ‘평화의 원(circle of peace)’으로 부르면서 “더 많은 국가들이 이 평화의 원에 합류할 것으로 낙관한다”고 했다.

라피드 장관은 하지만 이란에 대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피력했다. 최근 이란핵합의(JCPOA)를 복원하기 위한 당사국 협상이 진행 중인 것과 관련, “이란이 절대로 핵무기를 갖게 해서는 안 된다”며 “핵을 가진 이란은 중동 전역을 핵무장 경쟁으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란이 대화하러 나오는 이유는 오직 제재를 풀려는 것”이라며 “그들은 혁명수비대나 헤즈볼라 같은 국제 테러 조직을 운용하고, 핵무기를 개발한 자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위협이라는 것은 (북한 핵무기 개발로 안보 위협을 받고 있는) 한국의 친구들이 너무나 잘 알 것”이라고도 했다.

언론인이자 작가로 대중적 인기를 얻었던 그는 2012년 정치에 입문했다.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중도 정당 예시 아티드를 이끌고 있다. 2023년부터 현재의 연정 후반 2년간 차기 총리로 활동하게 된다. 현 연정이 정치이념이 다른 정파 간 연합체인 만큼 내부 갈등 요소가 있다는 우려 대해 라피드 장관은 “의견일치를 보는 과정이 간단하지는 않지만, 합리적 토론과 문제 해결 과정을 통해 몇 차례 난관을 타개해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