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가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는 부산시 절반 정도의 면적(365㎢)에 205만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이 중 5만여 명이 공무원이다. 하지만 이곳 공무원들은 월급이 꼬박꼬박 나오는 이른바 ‘철밥통’과 거리가 먼 처지다. 지난 5월 벌어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충돌로 물자 반입이 봉쇄되면서 월 1000만달러(약 118억6300만원)에 달하는 공무원 총급여가 11월까지 일곱 달째 밀렸다.

이 문제가 이웃 국가들의 관여로 가까스로 해결됐다. 15일 중동 전문매체 미들이스트아이와 이스라엘 일간 하아레츠 등에 따르면 카타르와 이집트, 하마스 간에 가자지구 공무원 봉급 지급 방안이 합의됐다. 카타르가 자국 돈으로 이집트에서 석유를 사서 가자지구로 들여보낸 뒤, 이 석유를 민간에 판매한 대금으로 공무원들 월급을 주는 내용이다. 가자지구를 봉쇄해온 이스라엘도 이 같은 방안의 실행에 암묵적으로 동의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앞서 지난 5월 발생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충돌로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 400여 명이 사망했다. 이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물자 반입을 강력하게 차단했다. 하마스는 2006년부터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는데, 이번 무력충돌 전부터 공무원 급여 재원을 카타르에 의존했다.

카타르는 그동안 현금 다발을 가방에 넣어 가자지구로 들여보내는 식으로 공무원 급여를 하마스에 지원했다.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지정해 경제 제재로 돈줄을 묶는 바람에 은행 계좌 송금이 어려워 이런 방식을 썼다. 산유국 카타르는 막대한 국부를 활용해 그간 중동의 여러 문제에 관여하는 중재자를 자처하면서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