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이란 남부 항구도시 반다르아바스의 8층 건물에서 원인 불명의 폭발이 발생했다. 이란 관영 통신 파르스 방송 장면 캡처. /파르스

31일 이란 남부 항구 도시 반다르아바스의 한 건물에서 원인 불명의 폭발이 발생했다. 이란 당국과 현지 언론은 가스 누출을 사고 원인으로 지목했으나, 해당 건물에 가스 배관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는 주민 증언도 나오면서 폭발 원인을 둘러싼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이란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이날 반다르아바스의 8층 주거 건물에서 발생한 가스 폭발로 건물 2개 층과 차량 여러 대, 상점들이 파괴됐다. 이번 폭발로 최소 1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이란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피해 건물에는 가스망이 연결되어 있지 않았다”고 현지 주민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고 원인을 가스 폭발로 지목한 이란 언론들의 보도와 상반되는 내용이다.

이란 최대 항구 도시 반다르아바스는 이란과 오만을 잇는 해상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에 위치한다. 전 세계 석유 교역량의 약 5분의 1이 이곳을 지난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 해군 본부가 있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의 엔켈라브 광장에 반미(反美) 메시지를 담은 대형 벽화가 걸려 있다. 벽화에는 "바람을 뿌리면 회오리를 거두게 될 것"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EPA 연합뉴스

이날 이란 남서부 후제스탄주 아흐바즈에서도 가스 폭발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해 4명이 사망했다. 반다르아바스와는 1000㎞ 이상 떨어진 곳이다.

이번 폭발에 미국의 개입이 있었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앞서 미군은 이란 인근 해역에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전단을 배치하는 등 군사 행동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미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날도 미군 소속 P-8 포세이돈 대잠초계기가 이란 영공을 비행하기도 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국과 이스라엘, 유럽 지도자들이 이란의 경제 문제를 악용하고 불안을 조장해 국민에게 나라를 분열시킬 수단을 제공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을 상대로 한 군사 공격을 포함한 다양한 대응 시나리오를 놓고 최종 판단을 검토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무기고를 겨냥한 타격, 정권 붕괴를 상정한 군사 목표 등도 논의 대상에 포함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트럼프는 지난해 이란 핵 시설 공습과 베네수엘라 마두로 체포 작전 직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작전 상황을 공유했던 것과 달리, 이번 폭발 이후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IRGC는 소셜미디어에서 이번 폭발이 알리레자 탕시리 해군 사령관을 암살하기 위한 공격이었으며, 탕시리가 숨졌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이를 부인하고 나섰다. 이란 준관영 통신 타스님은 이 같은 주장이 “완전히 거짓”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이란 내 잇따른 폭발 사고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31일 이란 남부 항구도시 반다르아바스의 8층 건물에서 원인 불명의 폭발이 발생했다.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