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프랑스가 올 겨울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대비하기 시작했다. 기저질환자와 고령자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3차 백신을 뜻하는 ‘부스터샷’을 서둘러 접종하고 있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장관은 14일 가을과 겨울 대비 방역 정책을 발표하면서 50세 이상 중장년층과 의료진을 대상으로 3차 접종을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자비드 장관은 “청소년에 대한 (백신) 접종과 부스터샷이 이번 겨울에 대한 정부의 주요 코로나 대응 방안”이라고 했다.
영국은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나 백신 여권 도입과 같은 방역 정책을 도입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자유를 제약하는 방식이라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대신 취약계층에 대한 부스터샷 접종과 청소년 접종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 보리스 존슨 총리는 “만약 겨울 상황이 악화돼 ‘플랜 B’를 가동해야 한다면 야외 마스크 의무 착용, 재택 근무가 부활하고 백신 여권을 시행할 수도 있다”며 추가 규제 가능성을 열어놨다.
영국의 전문가들은 벌써부터 코로나 사태 이후 두번째로 맞는 겨울을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정부수석자문관인 크리스 휘티 박사는 “겨울이 오고 있기 때문에 호흡기 바이러스를 비롯한 다른 바이러스들이 활동하기 좋은 여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프랑스도 ‘겨울 코로나’를 대비하기 위해 13일부터 노인요양시설에 살고 있는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부스터샷 접종에 들어갔다. 65세 이상 55만여명이 대상자다. 15일부터는 보건 분야 종사자들에 대해 백신 접종이 의무화됐다. 어기면 급여를 주지 않고 정직 처분을 받을 수도 있다.
프랑스 정부는 올 겨울에 코로나뿐 아니라 다른 유행성 바이러스가 확산될 수 있다고 보고 오는 10월 26일부터 고령자들에 대해 독감 예방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프랑스 보건당국은 65세 이상의 경우 코로나 백신 부스터샷과 독감 예방 주사를 모두 맞는 게 낫다고 알리고 있다.
공영방송 프랑스앵포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지난해 예외적으로 독감 피해가 적었던 것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마스크를 착용했기 때문”이라며 “올 겨울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유행할지 여부를 알기 어렵다”고 했다. 이미 프랑스에서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기 때문에 작년과 달리 독감이 널리 퍼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가 매년 겨울 8000~1만4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건당국이 추정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뿐 아니라 독일, 네덜란드, 그리스 등 다른 유럽 국가들도 겨울이 다가오기 이전에 고령자를 중심으로 부스터샷을 접종하기 시작했거나 조만간 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