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70년대 프랑스 국민 배우로 활약한 장폴 벨몽도(88)가 6일(현지 시각) 파리 시내 자택에서 별세했다.
벨몽도는 스타덤에 오른 계기가 된 장뤼크 고다르 감독의 ‘네 멋대로 해라’(1960)를 비롯해 8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알랭 들롱과 함께 프랑스의 대표 남자 영화배우로 이름을 떨쳤다. 그가 출연한 영화들은 1억3000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프랑스의 누벨바그(Nouvelle Vague) 열풍을 이끈 주역인 그를 프랑스인들은 베벨(Bébel)이란 애칭으로 불렀다. 그는 남성성을 발산하는 배우로서 대역을 쓰지 않고 직접 스턴트 연기를 하는 배우로도 유명했다. 배우가 되기 전 권투선수 지망생이었다.
벨몽도의 라이벌이자 친구였던 알랭 들롱은 “나는 60년간 알고 지낸 친구를 잃었다”며 “그가 세상을 떠났다고 하니 내가 산산조각 난 것 같다”고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벨몽도는 프랑스의 국보였다”고 추모했다.
프랑스 언론들은 벨몽도의 별세 소식을 톱뉴스로 전하며 종일 그의 발자취를 보도했다.
벨몽도는 젊은 시절엔 액션 영화에 주로 출연했고, 중년에 들어서며 코믹한 역할도 맡았다. 연극에도 30편 출연했다. 나이 들면서 프로듀서, 연극 감독으로도 활동했다.
1933년 파리 근교 뇌이쉬르센의 부유한 예술가 집안에서 태어난 벨몽도는 어릴 적부터 사이클과 축구를 좋아하는 만능 스포츠맨으로 컸다. 결혼을 두 번했다가 모두 이혼했고 별도로 동거한 여성이 넷이었다.
그는 2001년 뇌졸중에 걸려 쇠약해진 이후 외부 활동이 대폭 줄었다. 하지만 70세이던 2003년 두 번째 아내와의 사이에서 딸을 낳았고, 2010년에는 43세나 어린 전직 모델과 연인 관계가 되기도 했다.
2016년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그동안의 공로를 인정받아 명예 황금사자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