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마르세유의 한 초등학교를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이 자리에서 그는 월급 액수를 묻는 10세 여학생의 질문에 솔직하게 대답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한 달에 돈은 얼마나 버세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2일 남부 항구도시 마르세유의 한 초등학교를 방문했다가 이런 질문을 받았다. 대통령에게 궁금한 것을 직접 물어보는 시간이 되자 10세 여학생이 월급 액수를 물어본 것이다. 교실 안의 다른 학생들도 다들 궁금했다는 듯 활짝 웃으며 마크롱을 쳐다봤다.

마크롱은 질문이 끝나자마자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 ” 내가 얼마를 버냐면 말이야. 프랑스 대통령으로서 원천징수를 하기 전에 1만3500유로를 지급받고, 원천징수 후 실제로 지급받는 건 8500유로.” 세전(稅前)으로 1855만원 정도지만 각종 세금과 사회보험료 납입액 등을 공제하고 실제로 지급받는 금액은 1170만원가량이라는 설명이다.

프랑스 언론 매체들은 이날 질의·응답이 사전에 조율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어린 학생이 돌발 질문을 했고, 마크롱은 즉석에서 솔직한 대답을 했다는 것이다. 평소 마크롱은 어떤 경우에서든 미리 질문·답변을 준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크롱의 월급에서 각종 공제 액수가 월 5000유로(약 690만원)에 달하는 건 프랑스가 고소득자에게 소득세를 많이 부과하기 때문이다.

마크롱이 답변한 월급에는 국가원수로서 예우에 필요한 금액은 포함되지 않는다. 그의 계좌로 입금되는 액수만 말한 것이다. 프랑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프랑스 월급 생활자의 세후 평균 월급은 2424유로(약 333만원)다. 마크롱이 평균적인 월급쟁이보다 3.5배쯤 더 많은 월급을 받는다는 얘기다.

마크롱이 대통령으로서 받는 급여는 그가 30대 초반에 투자은행 로스차일드에서 일할 당시 수입에는 크게 못 미친다. 마크롱은 37세이던 2014년 재무장관으로 임명됐을 때 재산 신고를 하면서 2011년 1월부터 2012년 5월까지 17개월 동안에만 연봉과 성과금 등을 합쳐 세전 240만유로(약 33억원)를 받았다고 공개했다. 재산 신고 당시 예금을 비롯한 금융 자산만 120만유로(약 16억5000만원)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