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지만 나는 메건 마클이 말한 건 한마디도 믿을 수 없습니다. 그 여자의 말은 일기예보를 읽어주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안 믿습니다.”
영국의 유명 방송 진행자인 피어스 모건은 지난 3월 자신이 진행하는 ITV 뉴스 쇼 ‘굿모닝 브리튼’에서 해리 왕손의 부인 메건 마클을 이처럼 거칠게 비난했다. 모건은 마클이 미국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 한 인터뷰에서 “결혼 초기에 (왕실과의 갈등으로) 정신 건강이 무너졌다”고 말한 것을 도통 못 믿겠다는 맥락에서 이렇게 말했다.
방송 직후 모건은 거센 비난을 받았다. 영국의 방송 통신 규제 기관인 오프콤(Ofcom)에는 모건과 방송사를 제재해야 한다는 민원이 5만7121건 제기됐다. TV 프로그램에 대한 항의 민원으로는 역대 최다였다. 결국 모건은 ‘굿모닝 브리튼’ 진행자에서 물러나야 했다. 당사자인 마클도 ITV 경영진에 서한을 보내 사과하라고 요구하고 오프콤에도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오프콤은 2일(현지 시각) 모건의 발언이 제재를 받아야 하는지 여부를 심의한 결과 “방송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정했다. 오프콤은 “모건의 발언이 해롭고 공격적이지만 허용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이러한 견해에 대해 규제를 가한다면 부당하게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오프콤은 모건에게는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면서도 ITV에는 “정신 건강에 대해 방송할 때 주의해야 한다”고 상기시켰다.
오프콤 대변인은 “우리는 균형 잡힌 결론을 내렸다”며 “모건의 발언이 시청자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지만 표현의 자유도 충분히 고려했다”고 밝혔다. 모건은 트위터에서 “언론의 자유를 위한 커다란 승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