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3일 로마에서 마리아나라는 27세 여성이 코로나 예방 백신을 맞고 있는 장면. 이탈리아에서는 코로나 예방 백신이 6328만회분 접종됐다./EPA 연합뉴스

유럽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의 델타 변이가 폭발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프랑스·그리스에 이어 이탈리아도 사실상 코로나 예방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식당·카페를 비롯해 여러 사람이 모이는 실내 공간에 들어가려면 백신을 맞았다는 증명을 해야 한다.

22일(현지 시각) 안사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오는 8월 6일부터 이탈리아 전역의 식당·카페·박물관·수영장·체육 시설 등의 실내 공간에 들어가려면 ‘그린 패스’를 제시해야 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그린 패스는 백신을 맞았다거나, 코로나에 걸렸다가 완치돼 항체가 생겼거나, 일정 시간 이내에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온라인 또는 서류 증명서를 말한다. 코로나 검사를 매번 받으려면 비용·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그린 패스를 의무적으로 제시하라는 것은 백신을 맞으라는 정부 차원의 강력한 압박이다.

22일 그린 패스 도입 방침을 설명하는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AP 연합뉴스

이탈리아에서는 전체 국민의 61%가 한 차례 이상 백신을 맞았고, 접종을 완료한 사람도 전국민의 45.8%에 이른다. 접종된 백신은 6238만회분에 달한다. 그러나 일부 백신에 대해 불신이 큰 국민들 때문에 백신은 충분히 공급되고 있지만 접종 속도는 둔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실상 접종을 강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탈리아의 22일 확진자는 5057명이며 사망자는 15명이다.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을 뜻하는 치명률은 0.3%다. 수도 로마에서 지난 12일 유로2020 우승 기념 퍼레이드 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시민 수천명이 몰려 들어 코로나 확산의 계기가 됐다는 지적이 많았다.

지난 12일 로마에서 열린 유로2020 우승 기념 퍼레이드/AFP 연합뉴스

다만 이탈리아는 백신 접종 의무화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프랑스의 ‘보건 패스’가 백신을 두번 모두 접종했다는 것을 증명하라는 것인 반면, 이탈리아의 그린 패스는 한번만 맞아도 된다. 또 식당·카페의 실내 영업 공간에 들어갈 때는 그린 패스를 제시해야 하지만 야외 좌석에 앉을 때는 그린 패스 소지가 의무는 아니다.

이탈리아는 버스·기차·여객기 등 장거리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그린 패스 제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이지만 추후 확정하기로 했다고 안사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