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로마 시내에서 벌어진 유로2020 우승 기념 퍼레이드/AFP 연합뉴스

이탈리아에서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0)를 계기로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유로2020 8강전의 단체 응원이 벌어진 로마의 한 식당에서만 연쇄 감염으로 적어도 91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일이 벌어졌다.

18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보건 당국에 따르면, 이날 이탈리아의 확진자는 3127명으로 집계돼 전날(3120명)보다 7명 늘어났다. 이탈리아 확진자가 3000명을 넘은 건 지난 5월 29일 이후 49일 만이다. 이달 초 하루 확진자가 1000명 미만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주 사이 확진자가 3배 이상으로 증가한 셈이다.

현지 방역 전문가들은 유로2020 우승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가 53년 만에 이 대회에서 우승하자 지난 12일 로마 시내에서 대규모 인파가 몰려든 가운데 선수단이 퍼레이드를 벌였다. 당시 로마 중심부를 발 디딜 틈 없이 채운 수천명의 시민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었다.

지난 12일 로마 시내에서 벌어진 유로2020 우승 기념 퍼레이드/AFP 연합뉴스

이탈리아 고등보건연구소 소장인 프랑코 로카텔리 박사는 일간 라레푸블리카 인터뷰에서 “바이러스는 집회와 군중을 타고 번진다”며 “유로2020의 영향이 분명히 있다”고 했다. 로카텔리 박사는 “최근 확진자 평균연령이 28세”라고 했다. 축구 집단 응원을 즐기면서 백신은 아직 맞지 않은 연령대에 확진자가 집중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안사(ANSA) 통신은 지난 2일 벌어진 이탈리아와 벨기에의 유로2020 8강전의 집단 응원이 벌어진 로마의 한 술집에서 연쇄 감염이 벌어져 적어도 9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91명 가운데 13명은 당시 손님이나 종업원의 주변 인물들로 확인됐다. 2차 감염이라는 의미다. 이 술집과 같은 사례가 더 있을 것이라고 이탈리아 언론들은 지적했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EPA 연합뉴스

다만 이탈리아는 다른 EU 회원국과 마찬가지로 백신 접종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어 인명 피해는 적은 편이다. 지난 14일부터 닷새간 1만3765명의 확진자가 나왔지만 사망자는 59명이다. 최근 5일간 치명률이 0.43%라는 뜻이다. 이탈리아에서 백신 접종은 지난 16일 6000만회분을 돌파했다. 전체 국민의 60.3%가 한 차례 이상 접종받았고, 42.9%는 접종을 완료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에 대해 여객기·기차·페리·고속버스 등 장거리 대중교통의 이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안사통신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