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의 공간으로 인기를 끌다가 항공기에 밀려 대부분 자취를 감췄던 야간 열차가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스웨덴 철도 회사 스넬토게트는 27일 오후 4시 20분(현지 시각) 스웨덴·덴마크·독일 3국을 지나가는 야간 열차 운행을 재개했다. 1990년대 이 열차가 사라진 후 약 30년 만이다. 이 열차는 이날 스톡홀롬을 출발, 밤 10시 45분 덴마크 코펜하겐을 거쳐 이튿날 오전 8시 52분 독일 베를린에 도착했다.
유럽 각지에서 새로운 야간 열차 노선이 개통했거나 운행 준비에 분주하다. 열차가 항공기에 비해 탄소 배출이 훨씬 적은 친환경 이동 수단으로 주목받은 것이 야간 열차 부활의 원동력이다. 코로나 사태로 여행 시 낯선 사람과의 접촉을 꺼리게 된 것도 항공기 대신 야간 열차가 인기를 끌게 된 배경이다. 철도 회사들은 야간 열차를 여러 개의 침대 칸으로 나눠 가족·친구 등 소수만 한 공간에 머물 수 있게 한다.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는 지난 5월 20일 저녁 파리에서 니스로 가는 야간 열차에 탑승했다. 이 노선이 2017년 폐지됐다가 4년 만에 다시 운행을 시작하자 이를 기념해 직접 탑승한 것이다. 그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야간 열차를 더 늘리자”고 했다. 작년 7월에는 독일 북부 휴양지 질트에서 출발해 함부르크, 프랑크푸르트, 뮌헨을 거쳐 이튿날 아침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도착하는 노선이 개통했다.
유럽의 야간 열차는 앞으로 2년 사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작년 12월 프랑스 SNCF, 독일 도이체반, 오스트리아 OBB, 스위스연방철도 등 4개 철도 회사는 향후 4년간 유럽 13개 주요 도시 간의 야간 열차 노선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올해 12월 파리-뮌헨-빈 구간과 취리히-쾰른-암스테르담 구간을 개통한다. 2022년에는 로마-취리히, 2023년에는 파리-베를린을 오가는 야간 열차를 운행하기로 했다. 더 타임스는 “호텔비를 내지 않고 하룻밤 숙박을 해결할 수 있다는 야간 열차의 매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