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중 매체 더선은 25일 맷 행콕 영국 보건장관이 보좌진과 사무실 복도에서 키스하는 영상을 보도했다./The Sun

영국 코로나 대응의 사령탑인 맷 행콕 보건장관이 집무실에서 자신의 보좌관과 몰래 키스하는 사진이 언론에 공개돼 파문이 일자 26일(현지 시각) 장관직을 사임했다. 행콕은 이 추문으로 아내와도 이혼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타블로이드 신문 더선은 지난 25일 행콕이 런던의 장관 집무실에서 지나 콜러댄젤로라는 여성과 껴안고 키스하는 장면이 담긴 CCTV 화면을 입수해 보도했다. 이 장면이 녹화된 날짜는 5월 6일이었다. 행콕과 콜러댄젤로는 각자 가정이 있으며, 둘 다 3남매씩 뒀다. 행콕은 더선의 보도가 임박하자 아내에게 불륜 사실을 이실직고하고 15년간의 결혼 생활을 끝내기로 했다고 일간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맷 행콕 영국 보건장관과 부인 마서. 두 사람은 행콕의 '키스 사진'이 보도된 것을 계기로 이혼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데일리미러

43세 동갑내기인 행콕과 콜러댄젤로는 함께 옥스퍼드대에 재학 중일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둘은 철학·정치학·경제학 과정(PPE) 같은 학번 동기이고, 교내 방송국 활동도 함께했다고 영국 언론들은 보도했다. 두 사람이 언제부터 불륜 관계를 유지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행콕은 작년 3월 콜러댄젤로를 보건부의 무급 고문으로 임명했다가 6개월이 지나 연 1만5000파운드(약 2300만원)를 받는 비상임 이사로 임명했다. 당시 정실 인사라는 비판이 있었지만 영국 정부는 부인했다. 콜러댄젤로는 영국의 생활용품 유통 업체 올리버 보나스의 창업자인 올리버 트레스의 아내이며, 옥스퍼드대 졸업 이후 20년간 마케팅 분야에서 일해왔다.

더선의 ‘키스 사진’이 보도된 직후 행콕은 “거리 두기 규정을 위반해 실망시켜 드린 것을 인정한다”고 했다. 방역 규정 위반은 인정했지만 불륜 논란은 비켜 가려고 하며 장관직을 유지하려고 한 것이다. 보리스 존슨 총리도 “사안이 종결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지나 콘러댄젤로와 남편 올리버 트레스. 2014년 사진이다. 남편이 11살 더 많다./데일리 미러

그러나 여론이 갈수록 악화됐다. 두 사람이 키스한 때는 부부도 서로 다른 집에 살면 껴안는 것이 금지될 정도로 강력한 거리 두기 규제를 시행하던 시점이다. 따라서 보건 당국 수장이 방역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사실에 분노하는 이들이 많았다. 불륜 역시 장관직을 수행하기에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유고브 설문조사에서 행콕이 물러나야 한다는 응답이 49%로 장관직을 계속 수행해야 한다는 의견(25%)의 거의 2배였다.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인 보수당 내에서도 행콕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결국 여론의 십자포화를 견디지 못한 행콕은 26일 저녁 소셜 미디어를 통해 사임한다고 밝혔다.

맷 행콕(가운데)과 지나 콜러댄젤로(오른쪽)/EPA 연합뉴스

존슨 총리는 행콕의 후임으로 사지드 자비드 전 재무장관을 임명했다. 작년 2월 존슨 총리 주변 권력 다툼에서 밀려나 사퇴했다가 권토중래하게 된 자비드는 파키스탄계 이민 2세로 차기 총리 후보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