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이 뺨을 맞은 순간 주변이 아수라장이 됐다./로이터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방 순회 도중 20대 남성으로부터 기습적으로 뺨을 맞는 봉변을 당했다. 뺨을 때린 남성은 현장에서 체포됐고, 마크롱은 가까운 거리에서 국민들과 만나는 소통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8일 오후(현지 시각) 마크롱은 프랑스 남부 소도시 탱레르미타주의 주민들을 거리에서 만나는 도중 한 남성과 악수를 나누기 위해 오른손을 내밀었다. 이 남성은 왼손으로 마크롱의 오른손을 잡은 뒤 오른팔을 들어 마크롱의 뺨을 강하게 때렸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경호원들이 즉시 이 남성을 현장에서 제압했고, 경찰이 체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흰옷) 프랑스 대통령이 8일 오후(현지 시각) 남부 소도시 탱레르미타주 거리에서 20대 남성에게 뺨을 맞고 있다. /유튜브

마크롱은 뺨을 맞은 지 불과 5~6초 만에 주변의 다른 주민들과 계속 악수하며 반가운 표정으로 대화를 나눴다.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후 마크롱은 뺨 맞은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모든 것이 괜찮고 걱정하지 않는다”며 “이후에도 나는 (소통을) 계속할 것이고 아무것도 나를 멈추게 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마크롱은 이어 “민주적으로 표현되는 분노를 계속 듣고 있고 때론 거기에 답이 있다”며 “분노와 어리석음을 혼동하면 안 된다”고 했다. 폭력을 사용하는 것은 정당한 분노 표현 방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또 “모든 공직자가 폭력에 굴복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부인 브리지트 여사가 8일 오후 프랑스 남부 도시 발랑스에서 시민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뺨을 맞은 지 불과 몇시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마크롱의 표정은 밝았다./AP 연합뉴스

마크롱의 뺨을 때렸다가 체포된 이는 29세의 다미앙 타렐이라는 지역 주민으로 밝혀졌다. 그는 중세 시대 검술에 탐닉해 있고 평소 무술을 익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채널 BFM은 다미앙이 왕정 복고를 원하는 일부 극우주의자의 유튜브 채널을 구독해왔다고 전했다. 프랑스에서는 공권력을 가진 사람에게 고의로 폭력을 행사하면 최고 징역 3년과 4만5000유로(약 61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경찰은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프랑스 정치인들은 일제히 폭력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마크롱의 최대 라이벌로 꼽히는 마린 르펜 국민연합 대표는 “공화국(프랑스)의 대통령에게 물리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마크롱은 지난 3일부터 6주간의 지방 순회를 시작했으며, 뺨을 맞은 탱레르미타주가 두 번째 방문지였다. 내년 4월 대선을 앞두고 재선을 위한 선거 캠페인을 시작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내년 대선은 2017년 대선처럼 마크롱과 르펜의 대결 구도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