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전투기들의 공습으로 거대한 폭발이 생긴 장면./EPA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20일(현지 시각) 휴전에 전격 합의했다. 지난 10일 무력 충돌을 시작해 연일 교전을 벌인 지 11일 만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휴전을 환영하며 미국은 인도주의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양측이 조건 없는 휴전을 승인키로 했다”고 밝혔다. 휴전은 현지 시각으로 21일 오전 2시 시작했다. 하마스는 전날부터 휴전 의사를 보였으며, 이스라엘 정부가 20일 국가안보회의를 열어 휴전안을 승인하면서 교전이 멈추게 됐다. 휴전에 이르기까지 이웃 나라 이집트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이 돋보였다고 주요 외신들이 평가했다. 이집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쪽에 대표단을 파견해 휴전을 요청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루 전까지만 해도 군사 작전을 계속할 뜻임을 밝혔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국제사회 지도자들의 공습 중단 요구를 더 이상 모른 체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우방 이스라엘 편을 들었지만 팔레스타인 민간인 인명 피해가 커지자 공격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이미 ‘메트로(군사용 지하 통로)’를 비롯해 하마스의 군사 시설을 상당 부분 파괴했고, 하마스 간부 수십 명을 제거하는 성과를 거뒀다.

20일(현지 시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무력 충돌 11일 만에 조건 없는 휴전에 전격 합의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한 팔레스타인 소녀가 손가락으로 브이(V)자를 만들어보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전력이 열세인 하마스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인명 피해를 줄여야 할 필요가 절실했다. 20일까지 사망자는 팔레스타인에서 232명, 이스라엘에서 12명이 나왔다. 부상자는 양측을 합쳐 2400여명에 이른다.

이번 무력 충돌은 지난 7일부터 나흘간 동예루살렘의 이슬람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벌인 반(反)이스라엘 시위를 이스라엘 경찰이 강경 진압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대한 보복 대응으로 하마스가 10일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 공격을 시작했고, 이스라엘도 전투기 공습으로 맞서면서 교전이 시작됐다.

휴전 합의로 급한 불은 껐지만 앙금이 남아 있어 언제든 양측이 다시 충돌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스라엘 정부가 동예루살렘 일대에서 유대인 정착촌을 확대하는 방안을 계속 추진하고 있어 갈등이 재현할 수 있는 것이다. 리야드 알말키 팔레스타인 외무장관은 20일 유엔총회에서 “가자지구 주민 200만명이 편안하게 잠들 수 있게 됐지만 이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휴전 합의가 충돌을 유발한 근본적인 문제는 건드리지 않았다”고 했다.

이와 관련, 미 국무부는 토니 블링컨 장관이 조만간 중동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블링컨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을 모두 만나 갈등을 줄이는 해결책을 모색할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