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 서류로 다이애나빈을 인터뷰한 마틴 바시르 /AP=연합뉴스 자료사진

BBC는 20일(현지 시각) 1995년 다이애나 왕세자빈의 인터뷰가 BBC 소속 기자의 서류 위조와 거짓말로 성사된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곧바로 사과했다. 팀 데이비 BBC 사장은 이날 “조사 결과를 그대로 수용하며 조건 없이 피해를 입은 모든 이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데이비 사장은 “(오늘은) 우리에게 어둠의 날”이라며 “1995년 문제의 인터뷰는 우리 내부의 기준에 미달했다”고 했다.

그는 마틴 바시르 기자의 속임수 의혹에 대한 1996년 자체 조사에서 문제가 없다고 했던 것에 대해서도 “끔찍하게도 효과적이지 못한 조사였다”고 말했다. BBC는 찰스 왕세자와 윌리엄 왕세손, 해리 왕손, 다이애나의 남동생 스펜서 백작 등 네 사람에게 각각 사과 편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또한 다이애나 인터뷰 특종으로 받은 각종 언론상을 모두 반납하겠다고 했다.

파키스탄계 이민 2세인 바시르는 다이애나 인터뷰에 성공해 세기의 특종을 거머쥔 기자로 유명세를 탔다. 이후 그는 영국 ITV에서 일하던 2003년 가수 마이클 잭슨을 인터뷰해 또 한번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 때부터 그에겐 더러운 속임수를 쓰는 기자라는 오명이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당시 ITV 동료들은 바시르가 인터뷰를 성사시키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바시르는 코피 아난 당시 유엔 사무총장과 함께 에이즈에 걸린 아프리카 아이들을 만나는 여행 일정을 잡아놨다며 잭슨을 설득해 인터뷰를 했는데, 이것이 거짓말이었다는 것이다.

바시르는 BBC에서 일하던 1991년에는 살인 사건 피해자였던 어린 여자 아이의 옷을 DNA 검사를 해주겠다며 아이 어머니로부터 가져갔다가 돌려주지 않아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옷을 돌려 달라는 아이 어머니의 요구에 그는 “아이의 부모를 만난 적도 없다”고 둘러댔다.

바시르는 2004~2016년 미국 ABC방송 나이트라인 앵커로 활동했다. 2013년 바시르는 2008년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세라 페일린에 대해 “지진아”라고 혹평하며 “그녀의 입에 대변을 물려야 한다”고 말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바시르는 2016년 BBC에 복귀해 종교 전문기자로 일했다. 그는 다이애나 인터뷰에 대한 다이슨 전 대법관의 조사 결과 발표가 다가오자 지난 14일 “건강상의 이유”라며 BBC에 사표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