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 시각) 지방선거 유세차 웨일즈를 방문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AFP 연합뉴스


“봉쇄를 또 하느니 차라리 시신이 높이 쌓이게 하겠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해 두 번째 코로나 봉쇄령에 반대하며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또 한번 코너에 몰렸다.

26일(현지 시각) 일간 데일리메일은 존슨이 작년 10월 총리실 회의에서 “봉쇄를 다시 하느니 시신 수천구가 쌓이게 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존슨은 “완전히 헛소리”라고 했고, 마이클 고브 국무조정실장도 “현장에 있었는데 못 들은 이야기”라며 부인했다. 그러나 공영방송 BBC와 민영방송 ITV가 당시 회의 참석자들에게 물어본 결과 문제의 발언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수천구’ 표현은 안 했다거나, 정식 회의가 끝난 후 했던 말이라는 주장은 있지만 “시신을 쌓는 게 낫다”는 발언을 했다는 걸 복수의 참석자가 인정한다는 것이다.

당시 존슨은 경제적 타격을 우려해 봉쇄령을 반대했지만 참모들이 그의 고집을 꺾었다. 존슨은 10월 말 4주간의 두 번째 봉쇄령을 내린다고 발표했다. 존슨의 ‘시신 발언’이 알려지면서 코로나 바이러스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소셜 미디어에 분노를 표시하고 있다. 영국의 코로나 사망자는 12만7400여명에 이른다.

존슨은 최근 잇따라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지난주 자신의 최측근이었던 도미닉 커밍스 전 총리실 수석보좌관과 공개적인 다툼을 벌였다. 존슨이 기업인 제임스 다이슨과 주고받은 메시지가 유출되자 총리실이 커밍스를 범인으로 지목했고, 분노한 커밍스는 “의회에 출석해 총리의 판단 착오로 코로나 희생자가 늘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커밍스는 또 존슨이 5만8000파운드(약 9000만원)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총리 관저 내부 수리 비용을 보수당 기부자들이 낸 돈으로 충당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존슨이 비공개로 당에 기부금을 내는 사람들로부터 수리 비용을 받으려고 하자 ‘윤리에 어긋나고 멍청하고 아마 불법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의혹에 대해 존슨은 “자비를 냈다”고 주장했지만 명쾌하게 자금 출처를 대지 못하고 있다.

존슨을 둘러싼 의혹은 오는 다음 달 6일 치르는 지방선거에서 보수당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26일 입소스 조사에 따르면, 3월과 비교할 때 보수당 지지율은 5%포인트 낮아진 40%로 노동당(37%)과 큰 차이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