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접종 초기에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이 나와 논란이 생겼던 프랑스도 본격적으로 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어느새 성인 인구의 4분의1인 약 1300만명이 1차 접종을 마쳤다. 독일을 비롯한 다른 EU 회원국들도 접종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20일(현지 시각) 프랑스 보건부는 전국에서 1299만9655명이 한 차례 이상 백신 접종을 마쳤으며, 이는 성인 인구의 24.8%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접종을 두번 모두 마친 프랑스인은 484만5217명으로 집계됐다. 75세 이상은 69.8%, 65~74세는 50.6%, 50~64세는 24.4%가 한 차례 이상 접종을 마쳤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리는 (백신 접종과 관련해) 좋은 길로 가고 있다”며 “속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프랑스인들이 17일까지 맞은 백신 중 화이자·바이오엔테크 공동개발 백신의 비중은 72.4%이며, 아스트라제네카가 20%, 모더나가 7.6%다.
프랑스뿐 아니라 독일·이탈리아 등 유럽 본토의 EU 국가들도 이달 들어 백신 접종에 상당한 속도가 붙고 있다. 그동안 미국·영국·이스라엘 등에 비해 속도가 느려 논란이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추격할 채비를 하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19일까지 EU 27회원국에서는 모두 8332만명이 한 차례 이상 접종을 마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EU 회원국 국민의 18.7%에 해당한다. 독일은 19일까지 1680만명이 한번 이상 백신을 맞았으며, 이는 전체 국민의 20.1%에 해당한다.
독일도 성인 인구 중에서는 프랑스와 비슷하게 4명 중 한명 꼴로 접종을 마쳤다. 한 차례 이상 백신을 맞은 사람의 비율이 아시아가 3.6%,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가 각 0.8%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EU는 월등한 속도를 내고 있다.
EU의 백신 접종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EU는 19일 화이자와 1억회분을 추가로 들여오는 계약을 체결해 올해 안으로 화이자 백신만 6억회분을 들여오기로 했다. EU 27회원국 국민이 4억4500만명이기 때문에 EU에 사는 사람의 3분의2가 화이자 백신으로만 올해 안에 2회분 접종을 마칠 수 있다는 의미다. 앨버트 벌라 화이자 CEO는 EU에 2분기에만 2억5000만회를 공급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1분기에 비해 약 4배 증가한 분량이다.
티에리 브르통 EU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르기파로 인터뷰에서 “현재 추세대로라면 7월 중순이면 EU에서 성인 70% 이상에게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며 “이 정도 분량이면 EU 내에서 집단면역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게다가 별도로 EU는 2022년과 2023년에 사용할 18억회분의 백신 도입을 화이자와 협상중이다. EU 회원국 모든 사람이 2년간 4회분을 맞을 수 있는 분량이다.
물론 아직 유럽에서는 코로나 환자·사망자가 여전히 많다. 프랑스의 경우 20일 하루 사이 확진자 4만4063명,사망자 374명이 집계됐다. 그러나 백신 접종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여름이 되기 전에 프랑스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코로나 확산이 어느 정도 제어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프랑스 보건당국은 2024년 파리올림픽 주경기장으로 쓰일 예정인 ‘스타드 드 프랑스’를 접종센터로 바꾸는 등 접종할 수 있는 장소를 최대한 늘리고 있다. 백신을 접종하는 사람들도 의료진 외에 소방관들에게 훈련을 시켜 투입할 정도로 늘리고 있다. 일부 프랑스인들은 백신에 불신을 표시하며 접종을 꺼려 초반에 속도가 느렸다. 하지만 백신을 맞아야 여름 휴가를 갈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거부감이 줄어드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