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탈 베네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오른쪽)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바라보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백신 접종 속도에서 앞서가는 이스라엘·영국·미국에서 코로나 사태 이전의 일상으로 되돌아가려는 실험이 시작됐다. 스포츠 경기, 공연, 영화 상영 같은 대규모 인원이 참석하는 행사를 하나둘 개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군은 집단면역을 달성했다고 판단하고 마스크를 쓰지 않고 훈련하기로 했다.

4일(현지 시각)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 보건부는 군 부대에서 5일부터 마스크를 쓰지 않는 실험을 시작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코로나 백신 접종을 2차례 모두 마친 지 일주일이 넘었거나 감염됐다가 회복돼 항체가 생긴 부대원이 전체 인원의 90%가 넘어 집단면역을 달성한 부대가 실험 대상이다. 보통 집단 구성원의 70~85%가 항체를 보유하면 집단면역에 도달한 것으로 본다.

실험을 시작하는 부대에서는 앞으로 3개월간 야외에서 훈련이나 활동할 때 전원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다만, 실내에서 활동할 때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 실험 기간 동안 매주 코로나 감염 실태를 점검해 확진자가 갑자기 늘어날 경우 실험은 중단된다.

4일(현지 시각)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하비마 국립극장에서 코로나 규제 완화로 공연이 재개되자 배우들이 무대에 오를 준비를 마치고 환호하고 있다. 이날 공연은 코로나 백신을 맞은 관객만 입장이 허용됐다. 이스라엘에서는 3일까지 전 국민(약 930만명)의 60.7%가 한 차례 이상 백신을 맞았다. /AP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은 2월 초까지 12만명인 전체 병력의 4분의 3이 1차 접종을 마칠 정도로 백신을 놓는 속도가 빨랐다. 3월 11일 이스라엘군은 집단면역에 도달했다고 선언했다. 백신 접종을 완료하거나 감염됐다가 완쾌돼 회복된 장병이 81%에 달한 시점이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모든 국민이 일상을 되찾기 위해 군이 먼저 실험을 해보는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에서는 3일까지 전 국민의 60.7%가 한 차례 이상 백신을 맞았다.

유럽에서 백신 접종 속도가 가장 빠른 영국에서도 4~5월에 축구 경기, 음악 콘서트, 영화 관람, 나이트클럽 개장 등을 시작하는 실험을 실시한다. 대규모 모임을 어떻게 여는 게 적합한지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백신 여권’을 시범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6개월 사이 백신을 접종했거나 감염됐다가 완쾌된 사실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백신 여권을 만들어주고 대규모 모임에 참석시킨다는 것이다. BBC는 “백신 여권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탐색하는 것”이라고 했다. 영국은 오는 5월 17일부터 해외여행도 재개하기로 했다. 2일까지 영국에서는 국민의 46.3%가 한 차례 이상 백신을 맞았다.

미국에서는 3일 뉴욕 맨해튼의 브로드웨이에 있는 세인트제임스극장이 150명의 관객을 입장시킨 가운데 공연을 열었다. 브로드웨이의 41개 극장이 모두 문을 닫은 작년 3월 12일 이후 387일 만의 첫 공연이었다. 탭댄서 등이 노래·춤·독백을 선보였다. 관객 150명은 검사 결과 음성이거나 백신을 모두 접종한 사람들로, 마스크를 쓰고 일정한 간격을 두고 앉았다. 세인트제임스극장 주인인 조던 로스는 “브로드웨이가 돌아온다는 것을 알리는 첫 번째 단계”라고 했다. 부활절을 맞은 4일 뉴욕의 세인트패트릭성당은 수용 인원의 절반을 채워 미사를 열었다. 이 성당은 작년 부활절 때는 원격 예배를 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2일 백신을 한 차례 이상 맞은 국민이 1억명을 돌파했다.